KBO리그 개인 통산 세이브 부문 2위의 롯데 손승락(37)은 당분간 지금처럼 중간 계투로 등판한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16일 사직 LG전에 앞서 "손승락이 중간 계투로 나서 안정감을 보여 당분간 현재 체제로 계속 끌고 갈까 싶다"고 말했다. 요즘 롯데 뒷문은 구승민이 지키고 있다.
2016년부터 롯데 마무리를 맡아온 손승락은 시즌 초반 깊은 부진에 빠졌다. 개막 후 4월 20일까지 12경기에서 7차례 세이브 기회의 등판에서 4세이브를 올렸으나 블론세이브가 3개였다. 평균자책점도 8.49로 굉장히 나빴다. 롯데의 불펜 사정이 계속 나빠지자 결국 4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3일 돌아온 손승락은 최근 마무리 투수가 아닌 중간 계투로 등판하고 있다. 복귀 후 5경기에선 5⅔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 중이다. 이 기간 피안타는 3개, 반면 탈삼진은 7개나 된다. 15일 LG전에선 3-4로 뒤진 8회 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팀이 이어진 공격에서 8-4로 역전해 올 시즌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최근 마지막 투수로 자주 나서는 구승민이 안정감을 보이자 양상문 감독은 '원상 복귀' 보다 '안정'을 택했다.
양 감독은 "손승락의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팀과 선수를 위해서도 지금 체제가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다만 손승락은 2010년부터 마무리를 맡아 KBO 리그를 대표하는 뒷문지기 중 한 명이다. 개인 통산 세이브는 266개로 역대 2위에 올라있다. 이 부문 1위 오승환(277개·콜로라도)의 기록에 11개 뒤져 있다.
투수 출신인 양상문 감독도 선수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래서 "손승락 입장에서는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해 아쉬울 수 있겠지만 '팀을 위해 욕심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한 적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손승락은 스코어가 뒤진 상황에서 주로 나왔으나 앞으로는 '셋업맨 기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15일 현재 6.63으로 여전히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지만 손승락이 돌아온 뒤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현재 우리 팀 필승조는 손승락, 구승민, 고효준이다. 여기에 한 명을 추가하면 서준원까지 포함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