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시대, 방송국도 너도나도 기존의 콘텐트를 짜깁기하거나 재편집한 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지현·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5분 남짓 영상은 개당 500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류 스타들의 영향력과 드라마의 인기가 만나 발생한 시너지다. 매주 금요일마다 업로드되는 '아내의 유혹' 클립도 10만 이상의 조회 수로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MBC K팝 채널에 올라온 방탄소년단의 데뷔부터 현재까지 무대 영상은 약 2시간 분량으로 400만 조회 수를 눈앞에 뒀다.
이처럼 저마다 방송국에서 재편집한 영상이 큰 인기를 끈다. 채널별 통합 조회 수 1억 뷰는 거뜬히 넘는 수준이다. 판권이 없는 일반 구독자가 재가공할 경우 방송국의 제재가 가해져 금방 삭제된다. 그렇다면 톱스타들의 얼굴을 마음대로 쓰는 방송국 유튜브 채널은 그들에게 출연료를 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1원도 지급한 게 없다. 정확한 출연료 지급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매니지먼트 측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넘어간다. 한 매니지먼트에는 별거 아닌 일로 넘길 수 있지만 이렇게 쌓이다 보면 1억 뷰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광고가 붙는 영상이기에 상당한 수익을 만든다.
본래 TV를 기준으로 본방송과 재방송 이후 방송에도 출연료가 지급된다. 재방송 출연료는 방송사마다 집계 기준이 다르다. 지상파 3사의 경우 재방송은 기본 출연료의 20%, 삼방은 12%, 사방 이후는 10%가 나온다. 오전 1~6시대는 지상파 3사 모두 7%로 같다. 케이블은 상황마다 다르다. 처음 출연할 때 재방송 출연료까지 한꺼번에 받는다. 케이블에서 지상파 드라마를 재방송하면 프로그램 복제권이라고 해서 그 금액의 일부를 배우들한테 준다. IPTV에서는 무조건 출연료의 몇 %가 아니라, 일정 금액을 출연자들한테 나눠 준다. 출연료 대비 몇 % 기준이다.
출연료가 많을수록 재방송 출연료도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재방송 출연료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출연료 1억원을 받는 배우에게 20%인 2000만원을 재방송 출연료로 줄 수 없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지상파 3사가 정한 등급을 기준으로 한다. 성인은 최저 6등급에서 최고 18등급으로 나누는데, 18등급의 경우 회당 출연료는 200만원 가까이 된다. 1억원을 받는 톱스타도 등급으로 따지면 최고인 18등급이기 때문에 재방송 출연료는 200만원의 20%를 가져간다.
이처럼 재방송도 출연료가 있는데 방송국 유튜브는 아직까지 콘텐트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물론 출연계약서에 유튜브와 관련된 조항이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쓸 계약서에 새로운 조항이 생길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한 채널 담당자는 "아직까지 유튜브 재편집 영상에 대한 출연료를 요구한 사람은 없으나 내부적으로 꾸준히 논의해 오고 있다. 점점 뷰가 높이지다 보니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계약서 자체에 새로운 조항이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