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LG는 최근 14경기 기준으로 가장 부진한 팀이다. 롯데는 5승10패로 10위, LG는 5승9패로 9위다.
24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3연전을 통해 서로를 밟고 반등을 노려야 했다. 이 경기는 실책, 그리고 마무리 경력이 있는 투수의 투입에서 갈렸다.
LG는 1회초, 김현수의 적시타와 3회초 나온 이형종의 만루포로 5득점 하며 기선 제압을 했다. 선발투수 류제국은 2회말 투구에서 전준에게 피홈런, 김준태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줬고 5회는 연속 볼넷과 땅볼로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2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승부는 불펜 대결에서 갈렸다. 롯데가 먼저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1점 추격한 뒤 나선 6회초 수비에서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안타 2개를 맞고 1사 1·2루에 놓이자, 박시영을 투입해 정주현을 잡아낸 뒤 2사 뒤 김현수의 타석에서 손승락을 투입했다.
좌타자 상대로 좌완 고효준이 아닌 우완 투수를 붙였다.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온 뒤 셋업맨 역할을 하고 있는 손승락이지만, 현역 KBO리거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정상급 투수다. 상대 간판 타자와의 승부에서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였다.
결과가 좋았다. 손승락은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점 차를 유지한 채 마쳤다.
LG도 위기에서 전직 마무리투수를 내세웠다.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지만 첫 번째 주자 임지섭이 송구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후속 타자 볼넷까지 내주며 실점 위기에 놓였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 상황에서 정찬헌을 투입했다. 마무리투수던 그는 고질 부상 부위인 허리 탓에 2주 동안 회복기를 가졌다. 이 투입은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흐름상 중요한 승부였기에 박빙 승부 경험이 많은 투수를 투입했다고 볼 수 있다.
LG는 역전을 허용했다. 정찬헌은 페이크 번트를 시도한 첫 타자 신본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카를로스 아수아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고, 민병헌에게는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에 놓였다.
실점은 그의 탓이 아니다. 3번 손아섭에게 몸쪽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4번 이대호에게도 힘 없이 2루수 앞으로 흐르는 땅볼을 유도했다. 이닝이 끝났어야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고전했지만 정찬헌도 임무 완수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2루수 정주현이 굳이 2루에 토스를 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대타 주자가 이대호였지만 한 차례 공을 글러브에서 제대로 빼지 못하자 마음이 조급해진 모양새다.
이 실책은 여파가 컸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내야 땅볼 유도 직후 '됐다'는 표정을 지었던 정찬헌은 이내 실망했다. 이어 상대한 전준우에게는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롯데에게 2점 리드를 내주면서 승세까지 빼앗긴 장면이다.
정찬헌은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바로 교체됐다. 반면 손승락은 7회도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졌고, 8회도 유강남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⅔이닝을 막아냈다. 롯데는 우여곡절 끝에 리드를 지켜내며 8-5로 승리 했다. 손승락의 투입 시점, 맡긴 이닝 수 모두 결과적으로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