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두 사람이 한국영화 역사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서로를 "위대한 동반자"라 이야기하면서 "친구 같고 가족 같고 존경하는 예술가"라고 말하는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다.
두 사람은 25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72th Cannes Film Festival) 폐막식에 '기생충'의 주역으로 나란히 참석했다. 레드카펫부터 수상의 순간까지 함께였다.
봉 감독과 송강호는 '기생충'으로 벌써 4편째 호흡을 맞췄다. 시작은 2003년작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 '설국열차'까지 협업했다. 이 완벽한 콤비는 '기생충'으로 다시 뭉치며 국내 영화계는 물론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뜨거운 주목도는 심사위원 만장일치 황금종려상으로 이어졌다.
'기생충'은 처음부터 봉 감독과 송강호 콤비가 있기에 가능한 작품이었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준비할 때부터 (송강호와) 상의를 하며 시나리오를 써나갔다. 송강호와 아들 역할 최우식은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에서 작품을 써나갔다"며 "계속 같이 지내다보니 귀에 대사가 들리기도 한다. 송강호를 의식한 말투를 썼다"고 설명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존경의 마음을 언제 어디서나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는 두 사람이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이 (나에게) '형님'이라고 하는데, 두 살 차이다. 친구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가족 같고, 그보다도, 후배라고 치면, 예술가로서 후배지마 존경할 만한 역량을 가졌다. 20년 세월 동안 많이 영향을 받았고 놀라기도 한 존재"라고 전했다. 봉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을 하며 의지할 곳이 많지 않은데, (송강호에게) 여러 가지로 의지를 했다. 나는 폐쇄적인 사람인데 송강호라는 출구를 통해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구석진 곳을 다니면서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데, 그런 기이한 상상력을 바깥 세상과 통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렇듯 '기생충'으로 다시 한 번 완벽한 콤비로서 활약한 두 사람은 수상 소감을 위한 무대에 함께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의 멘트를 듣고 싶다"며 잊지 않고 송강호를 언급했다. 그러자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 분들에게 이 영광을 바치고 싶다"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는 개막작 '더 데드 돈트 다이'(짐 자무쉬 감독), 한국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함께 '레 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도나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아틀란티크'(마티 디옵 감독) '쏘리 위 미스드 유'(켄 로치 감독) '리틀 조'(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디아오 이난 감독) '더 휘슬러'(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시아마 감독) '어 히든 라이프'(테렌스 맬릭 감독) '영 아메드'(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감독) '프랭키'(아이라 잭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마티아스&맥심'(자비에 돌란 감독) '오 머시!'(아르나드 데스플레친 감독) '더 트레이터'(마르코 벨로치오 감독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잇 머스트 비 해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시빌'(쥐스틴 트리에 감독) 등 21편의 작품이 진출해 경쟁을 펼쳤다.
이하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수상자(작)
◆황금종려상-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심사위원대상-마티 디오프 감독의 '아틀란틱스(Atlantics)' ◆심사위원상-라지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Les Miserable)'·클레버 멘돈사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의 '바쿠라우(Bacurau)' ◆감독상-'영 아메드(Young Ahmed)'의 장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 감독 ◆남우주연상-'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의 안토니오 반데라스 ◆여우주연상-'리틀 조(Little Joe)'의 에밀리 비샴 ◆각본상-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Portrait of a Lady On Fire)' ◆특별언급-엘리아 슐레이만 감독의 '잇 머스트 비 헤븐(It Must Be Heaven)' ◆황금카메라상-세자르 디아즈 감독의 '아우어 마더스(Our M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