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가 멤버의 학교 폭력과 보컬 최정훈의 부친 논란으로 결국 예정된 방송을 줄줄이 취소했다. 잔나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공연계 뿐만 아니라 방송가에서도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했다. 숨 돌릴 틈 없이 스케줄이 빠듯한 잔나비를 섭외한 프로그램에선 잔나비를 내걸고 프로그램 홍보를 하거나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멤버 유영현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과 보컬 최정훈의 부친 논란으로 갑자기 방송가 '민폐 아이콘'이 됐다.
학교 폭력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에 유영현이 탈퇴를 한 뒤에도 잔나비를 향한 싸늘해진 반응과 비난이 좀 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에서 300만원이 넘는 향응을 제공한 혐의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업가 최 씨가 최정훈의 아버지라는 의혹이 불거진 뒤 잔나비 소속사와 최정훈이 아버지 사업과 관련성이 없다고 재빨리 선 긋기를 했지만 잔나비를 향한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이런 까닭에 제작진은 이미 섭외한 잔나비 출연을 보류하거나 다른 팀을 급하게 섭외하며 뒷수습을 하고 있다. 28일 KBS 2FM '가요광장' 출연이 보류됐고, 29일 출연 예정이었던 SBS 파워FM '정소민의 영스트리트'도 일정이 취소됐다. 제작진 입장에선 짜증나고 난감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 잔나비가 다시 방송 스케줄을 잡는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잔나비 최정훈은 이번 논란에 대해 '호소하고 싶습니다. 저와 제 형에게는 이런 큰 일을 감당할 어느 힘도 꾀도 없습니다. 잔나비와 페포니 뮤직은 팬분들과 많은 관계자분들이 무대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보셨던 바 대로 밑바닥부터 열심히 오랜 기간에 걸쳐 처절하게 활동해왔습니다'며 '진실되게 음악을 만들고 공연했고, 제 형인 최정준 실장은 그 누구보다 진실되게 홍보하고, 발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바르고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제 진심과 음악과 무대 위에서 보여드린 모습들이 위선으로 비춰지는 게 죽기보다 두렵습니다. 제 진실을 아시는 분들께 마지막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며 '부디 작게나마 제게 힘이 되어주세요. 너무 너무 무섭고 힘들고 아픕니다.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고 호소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