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형다목적차(SUV)=디젤' 공식이 깨지고 있다. '탈디젤' 추세에 맞춰 하이브리드 심장을 단 차량이 잇따라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싼타페와 투싼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싼타페·투싼과 파워 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SUV 가운데 국산차는 기아차 니로가 유일하다.
그동안 준중형 이상 SUV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렉서스와 토요타·벤츠·볼보 등 수입차만 출시됐다.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렉서스는 올해 1∼4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SUV 181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급증했다.
토요타의 대표적 SUV인 라브4는 올해 4월까지 판매된 302대 가운데 166대(55%)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토요타가 이달 출시한 5세대 라브4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사륜구동을 적용하는 등 관련 시장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준중형 이상 SUV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모델 추가에 적극적이다.
쌍용차는 올해 2월 출시한 준중형 SUV 코란도의 전기차(BEV) 모델과 별도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의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포함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수소전기차 등 모든 종류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해 2025년에 44개 모델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UV는 차급이 클수록 연비 때문에 디젤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이브리드 SUV가 잇따라 출시되면 '탈디젤' 현상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