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지상 최대 축구쇼 UCL결승 토트넘 중심은 손흥민

'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이 '지상 최대 축구쇼'의 주인공을 꿈꾼다.
 
토트넘은 다음 달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메트로폴리타노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전 세계 약 2억명이 지켜보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Big Ear·손잡이가 커다란 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애칭)를 안겨 줄 골잡이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더 선은 손흥민을 왼쪽 날개로 세운 4-4-1-1 전술로 토트넘의 베스트11을 예상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지성 단 한 명만 출전했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했고, 2010~2011시즌 결승에서 다시 만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풀타임을 뛰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11경기에 출전해 총 4골(1도움)을 넣었는데, 이 중 3골은 4강으로 가는 승부처에서 한꺼번에 터졌다. 손흥민은 지난달 18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이날 3-4로 패해 1~2차전 합계 4-4를 이뤘는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손흥민은 앞서 열린 맨시티와 1차전 홈경기에서는 결승골(1-0승)을 터뜨렸다. 영국 언론은 주포 해리 케인의 부상 공백을 메운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지난 8일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며 떨어진 체력도 회복했다. 영국 가디언도 손흥민의 활약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가디언은 결승전을 보기 위해 오전 잠을 설칠 한국 축구팬들에게 "오전 4시에 일어난 당신을 위해 손흥민이 보답 차원의 골을 터뜨릴 것"이라고 지난 28일 예고했다.
 
손흥민과 맞대결을 벌일 상대 골잡이는 동갑내기이자 '파라오'로 불리는 무함마드 살라흐(27·이집트)다. 리버풀의 간판 골잡이 살라흐는 올 시즌 22골(8도움)을 넣어 사디오 마네(리버풀)·피에르 에메리크 오바메양(아스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를 차지했다. 리그에서 12골(6도움)을 올린 손흥민보다 10골이 많다. 살라흐는 지난 시즌에는 31골을 넣어 단독 득점왕에 올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번뜩이는 골 결정력이 주무기인 살라흐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1경기에 출전해 4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잡이로 평가받는 만큼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살라흐의 이적료는 3400만 파운드(약 510억원)에 달한다. 2200만 파운드(약 330억원)가 매겨진 손흥민보다 약 200억원이나 높다. 가디언에 따르면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지만, 아무나 결승에서 뛰지는 못한다"며 "우리는 결승에 올랐다. 지금은 부담보다는 기대감을 갖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 큰 무대를 즐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