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은 2일 광주 KIA전에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했다. '프로 2년차' 안우진이 휴식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가 그 빈자리를 대신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안우진과 이승호가 풀 타임 선발을 처음 소화 중이고, 최원태는 부상 이력이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달 한 차례씩 이들을 1군 엔트리에 말소했다.
이런 결단이 가능한 배경에는 김동준이 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그는 최근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이 빠진 로테이션을 한 차례씩 모두 메워줬다. 세 선수가 화요일 등판 후 2군에 내려가 김동준은 최근 선발 등판한 3경기 모두 일요일 마운드에 올랐다.
김동준은 이날 총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챙겼다. 그는 "오늘 팀이 승리해 기분이 좋다.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며 "오늘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평소 포크볼을 많이 던진다는 걸 상대 타자들이 파악할 것으로 보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많이 구사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1회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한 김동준은 3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로 잘 던졌다. 2-0으로 앞선 4회 말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처리한 뒤 안치홍과 류승현과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나지완의 강습 타구는 3루수 장영석이 놓쳐 1타점 적시타가 됐다. 이어 신범수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은 5회 4득점에 성공해 6-2로 역전했고, 김동준은 5회 1사 2루에서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동준은 2루타와 볼넷에 이은 적시타로 6-3까지 추격을 허용해 결국 교체됐다. 그러나 공을 넘겨받은 오주원이 2사 1·2루에서 김주찬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 그의 실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김동준은 총 109개의 공을 던져 종전 자신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2015년 5월 10일 목동 KIA전) 기록을 경신했다.
올 시즌 5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4월 11일 KT전(4⅓이닝 6실점)에서의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은 6.41로 다소 높지만 3승2패를 올렸다. 구원 등판까지 포함한 시즌 전체 성적은 6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4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3승에 그쳤던 김동준은 이번 시즌에만 벌써 6차례 승리 투수가 됐다. 최원태·안우진·한현희(이상 5승) 등을 제치고 팀 내에서 승리가 가장 많다. 그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것이 힘들지만 이제는 준비 과정에서 나만의 루틴이 생겨 괜찮다"며 "특히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줘 어떤 보직이든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