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더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은성에 따르면 문영일 프로듀서의 체벌에 멤버들이 동의하고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김용찬 판사) 주재로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영일 프로듀서,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창환 회장,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네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는 전 멤버 이은성과 미디어라인 직원 채모씨의 증인신문 등이 예정됐다.
앞선 재판이 늦어지면서 이은성의 증인신문도 예정보다 5~10분 지연됐다. 이은성은 노란색 헤어 컬러에 화려한 피어싱을 착용한 모습. 공판에 앞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다 관계자로부터 "똑바로 앉아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장에는 이은성 가족들과 정사강 등도 방청했다.
변호인 측에서 신청한 증인 이은성은 선서를 한 후 변호인, 검사, 판사의 질문에 차례로 답했다. 내용에 따르면 더이스트라이트는 데뷔 하고 9개의 앨범을 냈고 12번의 공연을 가졌으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속사는 중고등학생인 멤버들을 배려해 학사일정에 맞춰 일정을 조율했고, 컨디션이나 건강관리에 힘썼다. 또 다른 증인 채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공판이 길어지면서 다른 사건 이후 이어졌다.
이날 역시 이번 폭행 고소의 발단이 된 2017년 6월 13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이 이뤄졌다. 검찰 측은 이우진의 멤버 합류 기념 V라이브에 멤버들이 빠진 상황을 의아해 하지 않는 멤버 이은성과 직원 채씨에 대해 그 이유를 물었다. 이은성은 "그날 이승현을 보지 못했고 생방송에 빠진 이유도 모른다"고 했다. 직원 채씨는 "'이승현만 없는 것이 이상하니 이석철도 방송을 하지 말아라'라는 이정현 대표의 말을 따랐다"고 전했다.
문영일 프로듀서가 퇴사했다가 복귀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직원 채씨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은성은 "처음에 문영일 프로듀서가 복귀한다는 것에 반대했다. 콘서트 준비 과정에서 의견 반영 등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정현 대표가 우리를 모아놓고 설득해 복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씨에 따르면 회사는 문영일 프로듀서 복귀 이후 또 다른 체벌이 있을까 직원들에 "문영일 프로듀서에 이상 징후나 낌새가 보이면 바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채씨는 문영일 프로듀서가 체벌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했고, 이은성은 "혼나던 중 녹음 스튜디오에 있는 막대기로 머리를 맞아 상처가 나서 피가 몇 방울 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받은 체벌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의 체벌에 대해선 동의하진 않았고 그래서 문영일 프로듀서가 구속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2018년 10월 이석철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사실을 주장하면서 세상에 밝혀졌다. 이석철 측은 즉각 개인과 법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했고, 회사 측도 멤버 이은성·정사강 군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반박했다. 지난 3월 5일 진행된 1차 공판에서도 문영일 프로듀서는 지난 3년 동안 형제를 폭행해온 혐의를 인정한 반면, 김창환 회장과 미디어라인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