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감독대행 체제의 KIA가 여러 의미를 담은 채 젊은 토종 선발 자원을 연이어 확인한다.
KIA는 현재 양현종과 함께 제이콥 터너-조 윌랜드가 개막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붙박이 국내 선발진은 양현종이 유일하다. 현재 로테이션을 소화 중인 홍건희는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고, 휴식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차명진은 올 시즌 1군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그런 가운데 KIA는 26일 고척 키움전에 신인 좌완 김기훈을 내세운다. 지난달 12일 SK전 이후 45일 만의 1군 등판이다. 2019 1차 지명 투수로 시즌 초반 1군에 데뷔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박흥식 감독대행이 직접 함평을 찾아 김기훈의 퓨처스 등판을 확인할 만큼 관심을 쏟는다. 박 감독대행은 "2군 기록이 좋고, 상대팀에 좌타자가 많다"며 1군 등판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운 자원도 곧 합류를 앞두고 있다. 2017년 통합 우승 당시 4선발로 큰 힘을 보탠 사이드암 임기영이다. 부상 이후 구위를 찾지 못한 그는 최근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박 감독대행은 "곧 1군에 등록할 계획이다. 서재응 투수코치와 상의하고 있다"며 "선발로 나갈 수도 있고, 불펜으로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군에서 선발로 활약 중이거나 곧 투입될 수 있는 자원은 홍건희·차명진·김기훈·임기영까지 4명이다. '파이어볼러' 한승혁은 통증 재발로 복귀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전망이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 관리와 테스트까지 고려해 마운드를 운영한다. 원래 26일 키움전은 홍건희의 등판 순서였으나, 시즌 중 선발진에 합류한 그에게 이틀간 휴식을 더 주면서 김기훈의 구위와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홍건희는 기복이 다소 있으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스타트를 5차례 기록했다.
3승·무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차명진의 2군행도 마찬가지다. 2014년 KIA 1차 지명 투수로 입단한 그는 수술과 재활로 올 시즌에야 1군에 데뷔했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보호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그는 엔트리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을 채우고 지난 22일 LG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3승째를 거뒀다. 하지만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홍건희의 등판일에 김기훈이, 차명진의 등판일에 홍건희가 나서는 등 로테이션이 다소 바뀐 셈이다.
아직은 선발진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이런 시도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이런 선발 자원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선수 관리는 물론이고 내부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KIA가 가장 희망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