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역시' 최동훈 감독이다. 이슈성과 화제성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캐스팅 라인업 윤곽이 잡혔다. 현재까지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만큼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은 맞지만 언급만으로도 영화계 안 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4일 최동훈 감독이 준비 중인 신작 관련 캐스팅 보도가 줄줄이 이어진 가운데, 전지현, 김우빈, 류준열 등 거론 된 배우들의 각 소속사 측은 "스케줄만 확인한 정도다", "아직 시나리오도 받지 못했다",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일제히 전달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답변은 아니다. 진짜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은 맞다. 암암리에 구두로 출연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완벽한 확정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최동훈 감독 작품이기에 '제안을 받았으면 당연히 하지 않겠냐' '기다리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것도 사실이다.
일단 최동훈 감독의 신작은 시나리오 자체가 완성되지 않았다. '2019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로만 알려졌다. 몇몇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처럼 1, 2편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내용이 확정적으로 나돌았지만 최동훈 감독과 제작사 측은 1편과 2편을 동시 제작할지, 1편을 먼저 제작할지, 아니면 1편만 제작할지에 대해 고심 중이다. 현재 1편 시나리오 초고본만 나온 상황이다.
완성된 시나리오가 아니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공식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크랭크인이 당초 예상한 시기보다 늦어지면서 작품의 분위기와 스토리에 대해 알려주기 위한 의미로 몇몇 배우들에게는 극비리에 초고본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공개할 사안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미비하게 포착되면서 관계자들은 최동훈 감독 신작 캐스팅 보드에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름이 오르 내렸던 전지현은 큰 이슈만 없다면 캐스팅에도 변동이 없다는 분위기였고, 그 사이 류준열이 제작사 측으로부터 스케줄 확인 연락을 받은 것이 전해지며 한 차례 주목 받기도 했다.
가장 조심스러운 언급은 단연 김우빈. 지금도 조심스러운건 마찬가지다. 김우빈은 2017년 5월 비인두암 확진 판정을 받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어떤 작품이든 김우빈의 복귀 계획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제작사 측, 소속사 측 모두 누구도 확신할 수 없고 함부로 확답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복귀를 한다면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당연하다.
최동훈 감독과 김우빈은 지난 2017년 '도청'으로 함께 호흡 맞추려 했지만, 김우빈의 건강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작 계획을 전면 백지화 시켰다. 당시 최동훈 감독은 "김우빈이 완치될 때까지 '도청' 제작은 무기한 보류한다"고 밝혀 김우빈에 대한 애정과 의리를 확인케 했다. 신작으로 의기투합을 한다면 두 사람 모두에게 의미있는 행보가 될 터. 다만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답변이다.
김우빈 소속사 싸이더스 측은 김우빈의 복귀 이슈를 확인할 때마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최동훈 감독 신작 복귀 계획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반복 중이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은 '도둑들' '암살'과 마찬가지로 멀티 캐스팅을 자랑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캐릭터 자체가 많고 스케일 역시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또래 배우로 분류되는 류준열과 김우빈은 출연을 하든 안 하든 같은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 젊은 피의 동반 출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크랭크인은 애초 올 연말을 목표로 했지만 2020년으로 조금 더 미뤄질 계획이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에 화려한 초기 라인업까지. 영화계가 주목하는 화제작인 만큼 시작부터 과정, 결과 모두에 향하게 될 관심도와 이슈몰이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