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강지환(42·조태규)이 그간의 주장을 뒤집고 죄를 인정했다. 이는 피해자들과 합의 시도 등의 의도가 담긴 행동으로 해석된다.
강지환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의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긴급체포된 직후부터 강지환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해왔다.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취재진 앞에서도 "동생들(피해자)이 인터넷이나 댓글로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 점에 대해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해서 오빠로서 미안하다.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밝혔을 뿐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지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서까지 죄를 모두 인정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강지환은 변호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합의를 시도했던 상황. 그러나 불발됐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원하는 건 강지환이 범죄를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강지환이 술취한 상태가 아니라 정신이 명확한 상태였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구체적으로 당시를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강지환의 집 2층 방 여러 개를 스태프 합숙소 비슷한 개념으로 썼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2층에서 잠을 잤고 강지환은 3층에 있다가 내려와서 범행을 했다. 강지환이 A, B씨 사이에 누워 A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A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깼고 본능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피했다. 그러자 B씨를 상대로 범행을 하려고 했고 B씨도 깼다. 이후 강지환이 방에서 나간 뒤에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안에서 문을 잠갔다. 그런데 그 집에서 특정 통신사 전화가 안 터진다. 피해자가 112 등 외부에 전화하려고 수십차례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다 끊어졌다. 이 점을 수사기관에서도 확인했다. 그동안 강지환은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고 피해자의 진술을 전했다. 이런 상황이 담긴 메신저 대화도 존재하며, 곧 수사기관에 제출될 예정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6일 만에 입장을 바꾼 강지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향후 재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혐의를 모두 인정한 강지환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강지환은 앞서 지난 9일 오후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신의 집에서 개인 스태프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한 명을 성폭행하고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10시 50분께 강지환을 긴급 체포했다. 이후 12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현재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