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경기 전 이벤트에서는 10구단 팬과 선수가 호흡을 맞추며 장애물을 넘는 슈퍼레이스, 그리고 쇼맨십을 발휘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선수에게 주는 베스트 퍼포먼스상이다. 슈퍼레이스가 기대 이상으로 박진감 넘치고 야구팬의 제구력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반전을 주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퍼포먼스상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SK 소속 올스타 선수들은 소품까지 준비했다. 제이미 로맥이 먼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림 올스타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2회초에 첫 타석에 나섰다. 함성이 쏟아졌다. 그의 컨셉는 '로-맥아더 장군'. 어깨에 계급장이 달려 있는 검정색 점퍼와 장군 모자를 착용했다. 손에는 담배파이브를 쥐었다. 선글라스까지 썼다. 팬들을 향해 거수 경례를 하며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는 삼진. 상의 탓에 특유의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같은 이닝에 나선 한동민은 별명인 '동미니칸'을 유니폼에 녹여 냈다. 원정 유니폼과 도미나카공화국 국기를 리폼한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선수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출루도 했다. 땅볼을 쳤지만 상대 야수 박민우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2루까지 밟았다.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의 유니폼을 입고 나선 고종욱은 실제로 평범한 내야 타구를 빠른 발을 이용해 안타로 만들었다. 홈런 1위 최정은 '홈런 공장장' 퍼포먼스를 위해 건설 현장에서나 쓰는 헬멧을 착용했다.
NC도 준비한 게 있었다. 4회 마운드에 오른 드류 루친스키는 1사 뒤 로맥에게 좌전 안타,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 때 갑자기 감독, 코치가 아닌 NC 통역과 불펜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들은 선수의 한글 이름 앞에 두 자를 따서 '루친통역'. '루친불펜'이라고 새겨진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그리고 선수에게 '루친스키'라고 새겨진 모자를 선물하고 내려갔다. 루친스키는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지만 '외인이 아니라 NC 선수'라는 메시지를 가진 퍼포먼스로 박수를 받았다.
삼성 이학주는 경기 전 진행된 팬사인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대주자로 교체 출장해 6회 타석에 들어섰다. 파란색 응원단 복장을 입고 자신의 응원곡 율동을 직접 지휘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결과는 범타. 그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다시 한 번 춤사위를 보여주길 바라는 팬들의 기대감이 전해기지도 했다.
긴박감이 고조된 순간에도 퍼포먼스가 있었다. 나눔 올스타가 7-6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소방수 복장으로 등장했다. 턱끈을 제대로 떼지 못해 애를 먹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초대 베스트 퍼포먼스상의 주인공은 초반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로맥으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42표 가운데 19표를 얻었다.
물론 승자는 따로 없었다. 팬들은 시상식까지도 자리를 지키며 리그 올스타를 향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