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송'이 음원차트에서 사라졌다. 찜통더위 속에도 이별 발라드가 차트를 휩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ITZY(있지), 오마이걸 등 걸그룹들의 잇단 여름 컴백 선언이 차트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29일 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 멜론 차트를 살펴보면 일부 OST와 팝을 제외하면 이별 발라드가 톱10을 싹쓸이 했다. 10위권 대에 청하 '스내핑'·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정도가 올 여름 발매 댄스곡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도다. 지난 28일 음악 순위프로그램인 SBS '인기가요'의 1위 후보로는 장혜진, 윤민수의 듀엣 '술이 문제야'와 벤의 '헤어져줘서 고마워' 그리고 멜로망스의 '인사'가 올라 벤이 트로피를 차지했다. 전세계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해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선 그 인기가 발라드 장르에 가려졌다.
가요관계자는 "2017년 '빨간맛', 2018년 '댄스 더 나잇 어웨이'로 이어진 서머송이 올해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형그룹의 부재가 크고, 컴백을 했다하더라도 기대만큼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마냥 즐겁게 놀자는 분위기의 서머송을 내긴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차트 톱100을 무조건 듣는 시대는 지났다. 취향에 맞춰 찾아 듣는 분위기가 형성되다보니 대중적 히트송이 나오기 더 어려워진 구조"라고 전했다.
이에 신인그룹 있지는 개성에 대해 노래한 서머송 'ICY(아이씨)' 컴백을 알렸다. JYP 수장 박진영이 메인 작사·작곡가로 나서 자신감으로 가득찬 멤버들이 무더운 여름을 쿨하게 장식하고, 거침없이 위로 향하는 모습을 담은 노래다. 관계자는 "타인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발적 선택에 대한 확신과 내면적 가치의 중요성을 표현한 가사가 주를 이룬다. 새로운 세대가 갈망하는 개성의 취향을 충족하는 진취적인 메시지를 담은 '2019 서머송'"이라고 설명했다.
있지의 여름 맞춤 컴백에 글로벌 팬들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자정 선공개된 '아이씨' 뮤직비디오는 57일만에 1억뷰를 달성한 데뷔곡 '달라달라'보다 2시간 빠른 10시간여 만에 5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달라달라'로 가온차트 상반기 음원차트 종합 6위에 등극, 발라드 광풍 속 이름을 올린 있지는 독특한 발랄함을 무기삼아 올 여름 음악시장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멤버들은 "'아이씨'는 '달라달라'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쿨한 비트와 신나는 분위기로 가져왔다. 서머하면 있지, 있지하면 서머가 떠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각오했다.
있지를 시작으로 걸그룹들의 잇단 컴백도 예고됐다. 오마이걸은 내달 5일 '써머 패키지 앨범-폴 인 러브'로 에너지 넘치고 청량한 매력을 어필한다. DAY1 '짐살라빔'에 이은 DAY2 컴백을 예고한 레드벨벳은 팬미팅을 통해 "여름에 어울리는 '빨간 맛'과 같은 노래로 컴백해달라"는 팬의 말에 "기대해달라"고 화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