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데릴남편 오작두'처럼 작은 체구에 큰 눈을 가지고 재잘거리기를 좋아하는 친구 역할이나 얄미운 시누이처럼 감초 캐릭터를 도맡았던 배우 김보미가 KBS 2TV '단, 하나의 사랑'을 통해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다. 전공이었던 발레를 10년 만에 대중 앞에 선보인 것은 물론, 김보미에게서 볼 수 없었던 이미지의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대역 없이 소화한 발레는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고 새로운 역할로는 신선한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 '써니' 오디션에서 탈락했다면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거라는 김보미에게 '단, 하나의 사랑'은 두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별에서 온 그대'나 '데릴남편 오작두'에서처럼 푼수 역할을 많이 했다. "이번엔 평소에도 니나처럼 생활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니나는 밥을 많이 먹지도 않을 것이고, 엄마나 언니 말을 잘 들을 것이고, 발레만 사랑하는 아이니까 그런 걸 초반에 지키려고 했다. 그렇게 이입하다보니 다이어트도 자연스럽게 되고 발레를 더 알게 됐다."
-흑조를 연기한 것처럼 조금 더 악랄해질 줄 알았다. "원래부터 흑화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내가 흑조 연기를 했다는 것도 사실 아무도 못 알아볼 줄 알았다. 니나가 흑화하는 캐릭터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하다. 동글동글하고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악역이 들어오는 편은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시놉시스부터 악역은 따로 있었다."
-데뷔한지 11년이 됐다. "사실 중간에 발레를 다시 했기 때문에 11년을 완전히 연기만 한 건 아니다. 영화 '써니' 오디션을 보고선 떨어진 줄 알고 연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걸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1차에 합격했고, 우연히 좋은 기회로 대본리딩에서 역할이 바뀌었다. 또래 배우들을 만난 게 너무 재밌었고, 연기에 대한 재미도 알게 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발레를 그만둔 걸 후회한 적은. "먹고 살기 힘들 때 했었다. 배우들은 작품이 없으면 수입이 없으니까, 그럴 땐 다른 일이라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만일 발레를 안 그만뒀다면 발레를 가르치거나 하면서 연기를 병행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음 작품에서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악역을 해보고 싶다. 자주 올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항상 욕심이 난다. 에전에 왕빛나의 '두 여자의 방'을 보고 꼭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역이지만 정말 매력적이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 작품을 통해 배운 걸 더 노력해서 빨리 보여주고 싶다. 까먹기 전에 실천해보고 싶다."
-'단 하나의 사랑'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사실 그 전까진 항상 김보미 같은 역할을 맡았고 김보미처럼 했다. 그런데 '단 하나의 사랑'을 하며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됐다.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정말 사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