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여 인사하는 신라젠 문은상 대표. 연합뉴스 제공] 신라젠이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여파로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주가가 반토막에서 더 떨어졌다.
7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전 거래일 대비 7.19% 떨어진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젠은 지난 2일과 5일과 6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이 기간 신라젠 시가총액 역시 2조2168억원에서 1조5525억원, 1조871억원, 1조89억원으로 연이어 하락했다. 게다가 2~3위를 다투던 코스닥 순위 역시 19위까지 밀려났다.
지난 2일 신라젠은 미국 MDC의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무용성 평가란 개발하고 있는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번 임상 중단 권고는 펙사벡이 사실상 신약으로서의 가치가 모자라 임상을 추진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일 신라젠 문은상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진행한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은 조기 종료돼 더는 환자를 모집하지 않으며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접하게 돼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도 임상 3상 실패가 펙사벡의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신라젠에 따르면 표적치료제인 넥사바와 펙사벡 병용군과 넥사바 단독군을 비교한 임상3상 결과, 간암 1차 치료제로 펙사벡에 이은 넥사벡 순차 투여가 넥사바 단독 대비 생존기간 향상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당차병원에서 펙사벡을 투여한 환자에게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를 투여했더니 완전 반응을 보인 증례가 있었다며 펙사벡이 간암 표적치료제보다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문 대표가 “임상 3상 조기 종료는 펙사벡 자체 문제가 아니라 표적항암제(넥사바) 병행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것이 무색하게 주가는 연일 바닥에 바닥을 치며 투자자들의 원성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악재에 이어 코스닥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신라젠이 임상 중단을 권고 받음에 따라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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