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이 간판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20s(이하 에이지투웨니스)'에 웃고 운다. 지난해까지 에이지투웨니스 판매 호조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했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2018년 3월 상장 뒤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애경산업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애경산업은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7% 줄어든 1573억원, 영업이익은 71.5% 떨어진 6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화장품 사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애경산업의 2분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4.7% 감소한 721억원, 영업이익은 76.5% 줄어든 45억원에 그쳤다. 또 다른 매출의 축인 생활용품 매출은 8.5% 늘어난 852억원, 영업이익은 25.4% 떨어진 1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애경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뒷걸음치게 됐다. 애경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2.1% 줄어든 3361억원, 영업이익은 32.8% 감소한 2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 가운데 화장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18억원, 2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8%, 41.6% 감소했다. 반면 생활용품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743억원, 64억원으로 5%, 44.8% 오히려 성장했다.
'효자'로 불렸던 에이지투웨니스 판매에 따라 전체 매출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애경산업은 2013년 론칭한 에이지투웨니스가 홈쇼핑에서 '빅히트'를 치면서 생활용품 외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에센스와 파운데이션을 결합한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는 홍보모델이었던 견미리의 막강한 판매실력이 어울어지면서 '완판 신화'를 썼다. 애경산업은 K뷰티가 글로벌 전역에 불어 닥치자 화장품군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모델 견미리가 남편의 주가조작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에이지투웨니스도 비꺽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견미리가 하차 수순을 밟았으나 그를 대신해 홈쇼핑에서 에이지투웨니스를 팔아 줄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월 12회 정도 유지되던 홈쇼핑 방송 횟수가 8~9회 수준으로 줄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아직도 홈쇼핑이 주력 판매 채널이다. 홈쇼핑에서 주춤하면 전체 매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공백은 새 제품이 리뉴얼되면서 생긴 것이다. 아무래도 방송이 줄어들면서 매출도 다소 줄어든 것"이라며 "견미리의 하차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진 않는다. 워낙 마니아층이 견고해서 모델에 따라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초 '빅모델' 이나영을 전격 기용하면서 반전을 꿰하고 있다. 이나영 특유의 20~40대 여성을 아우르는 인지도와 매력을 높이 샀다. 하지만 아직 거액의 모델료를 쏟아부은 만큼의 임팩트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애경산업이 공을 쏟고 있는 ‘중국 대륙’도 미국과의 환율 전쟁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풀어야 할 숙제만 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에이지투웨니스가 중국에서 온라인채널은 물론 오프라인 채널에 약 3600개 매장에 입점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 시장 성장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홈쇼핑 신제품 출시 및 채널 다변화로 운영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