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과 승리는 떠났지만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찰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잇단 악재 속에 YG 주가는 16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오전 9시부터 약 5시간 가량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YG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확보한 박스 2개 분량 압수물 중에는 YG의 회계자료를 포함해 양현석과 승리의 도박자금 흐름을 입증할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박 자금에 회삿돈을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 중에 있다. 양현석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7일 양현석의 해외 원정도박과 불법 외환거래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14일 양현석과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양현석과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상습도박을 했으며, 내건 판돈이 수십 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 자금은 현지에서 달러를 빌린 뒤 한국에서 원화를 갚는 방식의 '환치기' 수법으로 마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양현석은 지난 6월 총괄직에서 사임했으나, YG는 논란의 직격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달 서울지방국세청이 YG와 양현석을 검찰 고발까지도 염두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여러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세범칙조사는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달리 조사를 받는 기관 등의 명백한 세금탈루 혐의가 드러났을 경우 실시하는 세무조사로, 부정한 방법에 의한 조세포탈 등이 확인되면 검찰 수사로 이어진다.
한 세무사는 "행위자 뿐만 아니라 사업주인 법인과 대표도 처벌하는 조세범처벌법상 양벌규정이 있어 YG, 소속 직원, 양현석 전 대표 등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있었을 것이다. 법인과 대표가 소속 직원 행위를 몰랐거나, 평소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규정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청은 지난 3월부터 YG와 양현석이 맡고 있는 영업장 등에서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논란의 불똥은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도 튀었다. 컴백이나 데뷔 등의 본업보다 회사 이슈와 사내 분위기에 대한 질문이 인터뷰 자리마다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솔로 데뷔 첫 무대를 치른 위너 김진우는 "(소속사 사람들을) 다 만나보진 않았지만, 그냥 다들 꿋꿋하게 각자 할 일을 하는 것 같다. 외부에서 어떤 말을 듣더라도 우리는 열심히 하고 있고, 모든 아티스트들도 그럴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상습도박 혐의 외에도, 지난 2014년 9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일행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으로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승리도 성매매 알선, 성매매, 업무상횡령, 증거인멸교사, 성폭력특별법(카메라등이용촬용)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