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등록된 LG 고우석(21)의 프로필을 보면 182cm·90㎏으로 체격이 크지 않다.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키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낀 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얘기가 너무나도 듣기 싫어 '안 되는 게 어딨어'라는 생각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고우석은 키가 작은 편인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노력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체구가 작은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유심히 봤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오승환(37)의 '희망'이었다. 오승환 역시 체격(178cm·92㎏)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조차 놀랄 만큼 탄탄한 몸을 갖고 있다. 고우석이 막 프로 입단의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할 때, 이미 KBO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우석은 2017년 LG 입단 시절부터 롤 모델로 '오승환'의 이름을 항상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체격뿐만 아니라 150㎞ 강속구와 역동적인 투구폼, 아마추어 시절 수술 경력 등 닮은 점이 많다.
그는 "어릴 적 주변에서 '오승환 역시 키가 작고, (단국대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까지 받았는데 정상의 자리에 있는 이유가 노력을 정말 많이 해서 그런 것이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고우석 역시 충암고에 재학 중이던 2015년 12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적 있다.
고우석은 2018년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며 더욱 동경하게 됐다. 오승환은 당시 류중일 감독(LG)과의 인연으로 LG 캠프에서 한동안 훈련했다.
나이 차가 많은 대선배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곁에서 훈련하는 모습만 보고서도 감탄하고 배운 점이 많다. 고우석은 "웨이트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했다. 운동의 양보다 질이 엄청나 보였다"며 "'저렇게 열심히 하니 (메이저리그에서도) 버티는구나' '저렇게 열심히 해야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까지 해온 훈련은 운동도 아니구나 싶더라. 더 열심히 해야 나도 잘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지난해 캠프에서 오승환 선배를 보며 와닿은 게 많아서 더 열심히 했다"고 소개했다.
10개 구단 최연소 마무리 고우석과 내년 시즌 복귀하는 KBO리그 최다 세이브 오승환, 닮은 점이 많은 두 투수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고우석은 "선배님과 비교되면 기분 좋지만, 아직은 한참 멀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