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갤노트10)'이 23일 정식 출시되면서 '보조금 대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사전 예약 판매에서 5만~1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갤노트10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 했지만 출시일이 코 앞으로 다가온 현재 파격적인 보조금은 사라지며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갤노트10의 사전 예판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사전 예판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진행됐는데, 주요 커뮤니티·밴드·카카오톡 상담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의 사전 예약 제안이 쏟아졌다.
출고가 124만원대인 갤노트10은 10만원 이하에, 140만원대의 플러스 모델은 20만원대에 예약 접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에 더해 70만원 가량의 불법 보조금을 더해야 가능한 것이다.
사전 예판에서 과열 조짐이 보이자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이통 3사는 지난 13일 불법보조금과 관련해 '사기 주의보'를 긴급 발령하기도 했다. 이통사가 예고한 공시지원금을 크게 벗어나는 구매가격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밴드 등에서 홍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전 예약 열기는 식지 않았다. 갤노트10 자체가 잘 나왔다는 평가와 함께 이통사가 5G 전용폰인 갤노트10으로 5G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선 판매점에서 보조금 경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갤노트10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이통 3사가 마케팅 비용을 대대적으로 쏠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달아오르면서 갤노트10의 사전 예판은 크게 흥행했다. 최종 사전 판매 물량은 130만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9'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사전예약자 대상으로 개통이 시작된 20일 개통량도 약 22만1000대(잠정 집계)로, 갤노트9의 첫날 개통량 19만1000대보다 16%(3만대) 가량 많았다.
그러나 사전 예판 열기는 정식 출시일을 앞두고 식고 있다. 5만~15만원대의 구매가격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30만~40만원대로 올라간 가격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전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판매점들이 파격적인 보조금을 제시해 사전 예약을 받았다가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하자 고객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일선 판매점들이 이통사들의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전 예약에서 많은 보조금을 주겠다고 했다가 실제로 그렇지 않게 되자 물량이 없다는 등의 핑계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갤노트10의 공시지원금을 28만∼45만원으로 정했다. 최고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2만원, KT가 45만원이다. 이는 '갤럭시S10 5G'의 최고 지원금 70만원보다 25만원이 적은 것이다.
업계는 갤노트10이 정식 출시되면서 사전 예판과 같은 대란급 보조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통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대대적으로 쓸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통 3사의 올 2분기 실적이 5G 관련 비용 증가로 크게 하락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9%, KT는 27.8%, LG유플러스는 29.6%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가 모두 5G 설비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2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갤노트10에 총알(마케팅 비용)을 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전 예판 때도 이통사가 돈을 쏜 것이 아니라 일선 판매점이 움직인 것"이라며 "정식 출시 이후에는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게릴라성 보조금 살포는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갤노트10발 보조금 대란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