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감독이 '유열의 음악앨범'에 대한 뜨거운 사전 반응에 감사함을 표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8일 개봉하는 '유열의 음악앨범(정지우 감독)'은 개봉 이틀 전인 26일 오전 9시30분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실시간 예매율 30.7%, 사전 예매량 4만5398장을 기록하며 역대 멜로 장르 한국 영화 최고 사전 예매량을 돌파했다. 시사회 직후 작품에 대한 호평도 쏟아지고 있어 멜로 장르계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오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기분좋은 인사부터 건네자 정지우 감독은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다"며 "버릇처럼 흥행하는 분들은 조금 여유롭게 개봉을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난 아니다. 지금도 떨리고 관객 분들은 어떻게 봐주실지 여전히 궁금하다"고 진심을 표했다.
7년 전 '은교'를 선보일 당시 "청춘과 늙음의 경계에서 고뇌했다"고 밝혔던 정지우 감독은 '유열의 음악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나이 먹은 것을 속여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지우 감독은 "'은교' 땐 정말 그런 기분을 느꼈던 것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반면 '유열의 음악앨범'은 청춘들의 첫사랑을 다루다 보니 내 스스로 '나이 먹은 것을 절대 들키지 말아야겠다'는 흔쾌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희로애략이 담긴 사랑 이야기를 풋풋하면서도 촉촉한 감성으로 표현, 전 연령층의 공감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크게 '해피엔드'부터 '은교',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를 본다면 나이도 어려졌고, 점점 사랑의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하자 정지우 감독은 "사랑의 관계에서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내 내면의 문제가 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보고 싶었다. 그것에 대해 되고 무심하게 여기고 있는 면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내 사랑은 왜 이렇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시작점에 닿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에 있어 '상대가 어떤 사람이었어' 현실적이건, 정서적이건 그런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하는 편인데, '내 내면은 상대에게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생각해보면 그게 내 사랑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쳐 비슷한 꼴의 상대가 연애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단 1초라도 '아!' 하는 반응이 나온다면 자기 속에 그 패턴에 내제돼 있는 것이다. 말로 풀어내기는 힘들지만 붕어빵 틀이 있다고 하면, 개인마다 자신의 틀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반죽을 부어도 계속 같은 붕어빵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것에 관심이 있었고 그것을 이야기 하는 영화다"고 덧붙였다.
'유열의 음악앨범'을 탄생시키는데 있어 제작사 무비락의 김재중 대표가 큰 힘이 돼 줬다는 정지우 감독은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꼭 내가 연출을 하지 않더라도 '누가 기꺼이 하겠다고 하면 난 관객으로라도 가서 보겠다'는 심정이었다. 김재중 대표가 '충분히 영화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결의를 보여줘 시작할 수 있었다. 고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