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tvN '60일, 지정생존자'를 계기로 팬 연령층을 20대까지 낮췄다. 지진희가 모델로 활동 중인 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는 최근 중장년층 고객 타깃에 맞춰 창고형 마트에서 팬 사인회를 열었다. 그런데 20대 여성 팬들이 찾아와 상품을 구매하고 사인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또 라디오에 스페셜 DJ로 참여하게 된 지진희의 출근길을 기다려 고화질 사진을 찍는 팬도 생겼다. SNS엔 '지진희 출근길 프리뷰(사진 보정 전 실시간 미리보기)'가 공개됐다. 이는 모두 아이돌 그룹 팬덤에서 생긴 문화다.
배우들 사이 중년 아이돌 계보는 설경구가 시작했다.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을 통해 새로운 팬덤 문화에 익숙한 2030 팬을 끌어모았다.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팬들이 설경구를 부르는 애칭은 '꾸꾸'다. 염정아·김서형·윤세아·오나라 등은 JTBC 'SKY 캐슬' 이후 팬덤을 형성했다. 포상 휴가 출국길엔 고가의 촬영 장비를 든 팬들이 몰려다녔다. 염정아는 "아이돌에게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일을 경험해 재밌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김윤석·유준상도 꾸준하고 열성적인 팬덤을 자랑한다.
이들에 이어 또 한 명의 중년 아이돌이 된 지진희는 20대 팬이 늘어난 걸 체감하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실감하지는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왜 그럴까. 솔직히 이해가 좀 안 된다"면서 이준혁, 손석구나 박수교 등 함께 출연한 젊은 배우들 때문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팬 사인회 현장에서 성실한 팬서비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선 "광고 모델의 의무"라며 "실제로 먹어보니 너무 좋아서 사인회 하면서 팬들에게 이야기해줬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지진희의 인기에 대해 한 광고 관계자는 "지진희의 인기는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흔들림이 없다. '대장금' '동이' '봄날' 등으로 부드럽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굳혔고 '애인 있어요' '미스티' '지정생존자' 등으로 작품 스펙트럼과 팬층을 동시에 넓혔다. 올해 49세이지만 완벽한 자기 관리로 군살 없는 몸매와 슈트핏을 자랑해 언제든지 멜로가 가능하다는 점도 지진희의 강점이다. 20년 동안 활동하면서 구설에 오른 적 없는 인성 등도 20대 여성 팬을 흡수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