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내달 11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다.
로튼토마토는 각각의 평론가가 작성한 리뷰를 모아 '긍정적인 평가'(fresh)와 '부정적인 평가'(rotten)로 분류되고, 긍정과 부정의 비율에 따라 토마토미터가 결정된다.
토마토미터는 전체 평 중에서 '프레시'의 비중을 나타낸다. 해당 비율이 60% 이상일 때는 영화가 '프레시'로 분류되며, 신선한 빨강 토마토가 그려진다.
8일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기생충'은 84명의 호평을 받아 신선도 지수 100%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로튼토마토는 "'기생충'은 시의적절한 사회적 주제를 시급하고 화려하게 보여주기 위해 작가인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은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기생충'에 대한 평론가들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이미 시작된 '오스카 레이스'도 청신호가 밝혀졌다. 북미 유수 영화제들은 '기생충'을 앞다퉈 초청하며 봉준호 감독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기생충'은 2020년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현 국제영화상) 후보 노미네이트를 노리고 있다.
물론 이는 가장 안정적인이고 겸손한 첫번째 목표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 측은 더 나아가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외국어영화상 포함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을 겨냥하고 있다"고 깜짝 공표하기도 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기생충'의 46회 텔루라이드국제영화제 초청과 봉준호 감독의 참석 소식을 알리며, 동시에 오스카 레이스에 입성에 대한 네온 측의 계획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네온 측은 아카데미 시즌까지 '기생충'의 개봉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기생충'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최고 이상의 최고, 전무후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엘리트 코스다. 작품성, 화제성, 대중성을 모두 섭렵하며 국내에서는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고,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도 같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엔 세계적 거장 봉준호가 있다.
네온의 톰 퀸 대표는 "봉준호 감독은 매우 오래 영화를 만들어왔고, 국적을 넘어 통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과 작업하는 등 한국 너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자막이라는 벽을 넘어 외국어로 된 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마지막 관건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북미에서는 한국영화뿐 아니라 자막이 들어간 영화의 시장이 제한적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나아지길 기대한다. 빈부의 격차는 굉장히 보편적인 주제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미 영화계를 넘우 문화계 전반을 아우르는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살아있는 전설이 된 '기생충'이지만 대단한 행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발목잡는 큰 장애물 없이, 멈춤없이 열렬한 응원과 지지만 받는 것도 '기생충'의 운명이자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