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용이 제대로 소원을 성취했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가 추석 시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추석 1위 원한다. 간절하다"고 말했던 장기용의 바람도 현실화 됐다. 개봉 4일만에 누적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손익분기점 역시 가뿐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데뷔 이래 승승장구, 호평길만 걷고 있는 장기용은 생애 첫 영화로 흥행배우 타이틀까지 따내게 생겼다.
스크린에서 제 모습을 확인한 것 만으로도 "상상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인생의 그림"이라 고백하며 어안이 벙벙한 반응을 보였지만, 스스로, 그것도 능력으로 직접 그려 나가고 있는 꽃길이다.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해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존재감부터 높인 장기용. 흔한 발연기 논란 한번 없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걷고 있다.
열심히 덤빈 만큼 쏟아지고 있는 보상이다. 물론 인터뷰 내내 '울산 촌놈'을 입버릇처럼 언급할 정도로 장기용은 현재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스타성을 100% 받아 들이지는 못한 모양새다. 그렇다고 마냥 겸손만 떨지는 않는다. 긍정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자존감은 월등하다. 장기용의 흥미로운 강점이다.
브라운관에 스크린까지 접수하면서 모두가 인정하는 대세 반열에 올랐다. 기세를 몰아 차기작은 줄줄이 영화다. 장기용 캐스팅을 원하는 굵직한 시나리오도 꽤 된다. '장기용의 해'가 펼쳐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김상중 배우 생일기념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직접 준비했다. "선배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첫 영화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선배님이고, 또 선후배, 동료를 떠나 너무 좋은 '사람'이셔서 작게나마 꼭 축하를 해 드리고 싶었다. 선배님이 생각보다 더 좋아해 주셔서 나도 기분이 좋다.(웃음)"
-원래 선배들에게 애교가 많은 편인가. "아니다. 내가 울산 사람이라 성격 자체가 좀 무뚝뚝하다. 애교도 별로 없다. 그렇지만 내 스타일로 최대한 살갑게 다가가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서프라이즈 준비는 나도 처음이다. 사실 현장에서 상중 선배님과 사적인 대화를 가장 많이 나눴다. 취미, 음악 등 주제는 다양했다. 첫 영화에서 선배님처럼 좋은 분을 만나 행복했다."
-극중 고유성의 성격과 비교한다면. "전혀. 고유성에게 내 성격은 없다. 장기용과 고유성은 완전 다르다. 오로지 대본에 충실해 연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고유성의 색깔에 맞는 옷을 입힐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
-선배들과 호흡이 힘들지는 않았나. "마냥 신기했다.(웃음) 김상중·마동석·김아중 선배님은 모두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배우들이다. 같이 카메라 앞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특히 난 영화 현장도 처음이니까 더 어리둥절하고 신기했던 것 같다. 막내 역할을 잘하고 싶었는데 잘 해냈는지는 모르겠다."
-마동석 배우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고 했다. "형이 처음부터 '야, 형만 믿고 따라오면 돼!'라는 한 마디를 해주셨다. 내가 형이라는 호칭도 잘 못 쓰는데 동석이형이 먼저 '형이라고 해~'라고 하시더라. 형에게는 별 것 아닌 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큰 힘이 됐다. 진짜 감사했고 '팀 안에서 튀지 말고 무조건 잘 녹아들자'는 생각만 했다. 정말 많이 배웠다."
-김상중 배우의 아재개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름답다. 하하.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던지시는데 난 웃느라 바쁘다. 센스에 유머까지 최고다. 단체 인터뷰를 할 땐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웃다가만 나오는 경우도 있다. 동석이 형의 위트도 대단하다. 분위기가 안 좋을 수가 없다. 선배들의 여유로움도 배우고 싶다."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생애 첫 영화다. "이게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난다. 스크린에 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차마 상상하지도 못했다. 학창시절에 '늑대의 유혹'을 보면서 '저렇게 큰 영화, 큰 스크린에는 대단한 사람들만 나오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연예인 중에 연예인, 배우 중에서도 톱배우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흘러 어느 순간 울산 촌놈이 스크린에 나오고 있더라. '내 인생에 없던 그림인데?' 싶었다. 한 3~4번은 더 봐야 '진짜 내가 영화를 찍었구나' 피부에 와 닿을 것 같다."
-무대인사를 통해 받는 에너지도 남다를텐데. "난 항상 선배님들 영화가 나오면 인사를 드리러 가는 입장이었다. 객석에 앉아서 박수치고, 사진찍고, SNS에 홍보하면서 '나도 무대인사를 하는 날이 올까?' 했다. 진짜 설마 했지. 하하. '에이 설마~ 나에게 오지는 않겠지' 했는데 그걸 했다. 내 지인들이 있는 관에 들어갔는데 엄마, 아빠도 울산에서 올라 오셔서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앉아 계셨고, 친구들을 비롯해 '고백부부' '나의 아저씨' '검블유' 등 함께 작품했던 형, 누나, 감독님, 작가님도 계셨다. 꿈 같은 순간이자,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도 챙겨 봤나. "다 챙겨봤다. 방송 될 때도 봤지만 디테일하게 제대로 본 것은 출연이 결정된 후였다." -추석 1위가 첫번째 목표다. "솔직히 너~무 원한다. 간절하다. 진심으로.(웃음) 우리 팀 뿐만 아니라 함께 개봉하는 모든 영화들이 원하고 있지 않을까. 떨린다. 일단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는 통쾌함이 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