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 2회에서 국정원 7국장 민재식 역으로 첫 등장한 정만식은 연기 베테랑 답게 찰진 캐릭터 소화력으로 재미와 몰입도를 높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만식이 맡은 민재식은 뛰어난 처세술에 정치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성격으로, 조직 내에서 가장 파워 있는 자리를 꿰찬 인물이다.
정만식은 이날 배수지(고해리), 이기영(강주철)과 주고받는 티키타카 호흡으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했다. 배수지에게는 심드렁한 말투로 상사의 포스를 뿜어내고,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인 이기영과는 동기이자 라이벌 관계로 각각 다른 상황을 연출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정만식의 찰진 연기와 대사가 국정원 국장이라는 캐릭터와 이들의 대화를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들었다. 이승기(차달건)에게 신분을 의심 받던 배수지가 때마침 걸려온 정만식의 전화를 받고 통화하는 장면은 극의 긴장감을 이완시킨 포인트.
배수지는 국정원 요원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승기 앞에서 힘주어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만식은 “너 없으니까 여기 너무 잘 돌아가”, “근무지 이탈로 징계 먹고 싶지 않으면 거기 죽치고 있어” 등 거침없는 돌직구로 현실 직장 상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줘 웃음을 자극했다.
그런가 하면, 좌천된 이기영에게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계속 신경을 자극하고, 정권 실세인 민정수석 김민종(윤한기)에게는 감언이설을 늘어놓는 처세술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때로는 능글맞게, 때로는 비열하게 시시각각 흥미로운 모습들을 보여준 정만식이 앞으로 어떻게 갈등을 엮어 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드라마로 가족도, 소속도, 심지어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펼쳐지는 첩보 액션 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