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자 미쓰리'가 답답한 현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첫 방송부터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25일 첫 방송된 tvN 수목극 '청일전자 미쓰리'에서는 말단 경리 이혜리(이선심)가 망하기 일보 직전의 청일전자에 새 대표로 낙점됐다.
이혜리는 대기업 TM그룹의 하청업체 청일전자의 말단 경리. 아직 회사에 들어온 지 1년도 안 됐다. 각종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무시란 무시는 다 당하는 짠 내 나는 청춘. 엄현경(구지나)은 회사 법인카드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경조사비를 빼돌리며 사람 좋은 척했다.
청일전자 사장 김응수(오만복)는 TM그룹의 갑질에 못 이겨 청소기를 중국에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모두가 무모한 일이라고 말릴 때 독선적으로 일을 벌였다. 그런데 TM그룹이 미리 손을 써 중국으로 간 청소기가 다시 돌아왔다. 김응수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혜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현경이 주식을 팔겠다는 말에 혹해 부모님이 물려준 선산을 담보로 언니 몰래 대출을 받았다. 엄현경은 이혜리에게 주식을 팔고 아무 말도 없이 잠적했다. 월급날이 됐지만 월급은 들어오지 않았고, 사장과 경리 팀장이 사라진 회사는 쑥대밭이 됐다.
사무직 직원부터 공장 직원들까지 회사 법인카드로 술 파티를 벌였다. 백지원(최영자)은 청소기 재고를 팔아서 월급이라도 받자고 제안했다. 그러기 위해선 대표가 필요했고, 소주병 돌리기로 이혜리가 새 대표로 정해졌다. 이혜리는 펄쩍 뛰며 거절하려고 했다.
다들 호들갑을 떨며 불안해할 때 차분했던 김상경(유진욱)은 이 광경을 보고 다른 직원들에게 화를 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혜리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혜리는 되레 화를 내며 자기가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여태까지 '미쓰리'라고 무시 받았던 게 서러웠기 때문이다.
답답한 현실이다. 대기업의 횡포는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은 또 다른 하청업체에 갑질은 갑질로 이어진다. 대기업에서 갑질 당하고 온 사장은 회사 이사진에, 회사 이사진은 하청업체의 사장들에게 버럭 화를 내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 답답하지만 이게 현실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드라마는 드라마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드라마만은 통쾌하길 바란다. 그래서 사장이 된 이혜리가 시원한 사이다를 터트릴 수 있길 기대한다. 첫 방송에서 이혜리는 순진하고 어리숙한 면모를 한껏 보여줬다. 딱 봐도 사기꾼인 엄현경에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하는 이혜리의 모습은 답답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성장 스토리가 더욱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