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나만 빼고 가족부터 연인, 후배까지 모두 20년이란 세월이 지나온 후라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바로 ‘날 녹여주오’의 두 냉동인간, 지창욱과 원진아가 겪게 될 상황이다. 이홍기는 임원희로, 채서진은 윤세아로, 차선우는 심형탁으로 변한 상황에서 전개될 족보 파괴 코미디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tvN 새 토일극 ‘날 녹여주오’에서 냉동 실험에 참여하게 된 스타 예능 PD 지창욱(마동찬)과 취준생 원진아(고미란). 이들은 1999년 ‘24시간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미스터리한 음모로 인해 20년 후인 2019년에 깨어나게 된다. 두 배 이상 올라버린 버스 요금도, 신기하게 생긴 스마트폰도 뭐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는 2019년, 무엇보다 이들을 기다리는 건 20년이란 세월을 그대로 겪고 변해버린 주변인이다.
먼저, 지창욱을 존경하고 그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예능 PD가 된 것도 모자라, 그가 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하는 일편단심 ‘지창욱 바라기’였던 1999년의 이홍기(손현기). 그러나 20년 후인 2019년의 그는 진정성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던 패기와 열정은 사라지고 책상 위에서 잔소리하는 ‘꼰대’ 국장 임원희(손현기)가 된다. 20년 만에 눈을 뜨자마자 50줄의 방송국 국장이 “선배”라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상황을 마주할 지창욱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20년의 세월은 지창욱의 첫사랑이자 연인인 채서진(나하영)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지창욱이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누구보다 반대했던 그녀는 지창욱이 사라진 20년 동안 심장이 얼어붙었다고. 차가운 보도국장이 된 20년 후의 윤세아(나하영), 그런 그녀 앞에 20년 전 모습 그대로 나타난 지창욱은 윤세아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
1999년 원진아와 설레는 연애를 하던 차선우(황병심)은 심형탁이 됐다. 20년 만에 돌아온 원진아를 발견하곤 ‘우당탕’거리며 넘어지더니, “나야, 네 첫사랑”이라고 울먹이는 2019년의 심형탁(황병심)은 왠지 찌질한 매력만이 상승한 듯해 웃음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