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서안(29)이 KBS 2TV 수목극 '저스티스'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잘 깃든 정해진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선 영혼이라도 팔 수 있는 캐릭터. 하지만 실제로 만난 이서안은 환한 미소 속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2009년 씨야 멤버로 데뷔, 남녀공학과 파이브돌스란 그룹 활동을 거쳐 지금은 배우의 길만 걷고 있다. 10년의 시간 동안 뜻하지 않게 우여곡절을 겪었던 터. 그러나 그 경험이 이서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주관이 뚜렷했다. 배우로서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은 것. 롤모델인 배우 김소진처럼 여러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저스티스' 종영 소감은 "너무 좋은 분들과 촬영하게 되어서 재밌고 즐거웠다. 캐릭터가 어려웠지만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만들어갔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연기를 위해 참고한 자료가 있나. "처음에 부담이 됐다. 고민이 많았다. 다큐멘터리나 영화 이런 것들을 많이 봤다. 욕망에 불타올라 스스로 감옥을 간다는 사람이나 스스로 사회비판을 받는 사람이나 이런 내용을 담은 걸 보면서 연구했다. 시선이나 말투에 신경 썼다. 정해인은 성공에 대한 욕심이 커 동료를 짓밟으면서까지 앞을 향해 간다. 나도 일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그렇게까지 해본 적은 없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은. "일단 과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사람이 될 것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구차해지고 보잘것 없어지는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것에서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기적으로는 자기를 감춰내는 내면적인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모르는 척을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의 디테일함을 배웠다."
-함께 호흡 맞춘 최진혁, 손현주는 어떤 배우였나. "손현주 선배님은 전작 tvN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2017)에서 만난 적이 있다. 난 부검의 역할이었고 선배님은 크리미널 마인드 소속 일원이었다. 그땐 아무래도 많이 어려웠다. 이번엔 두 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선배님이 많이 챙겨주기도 했고 좀 더 편해지기도 했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진혁 오빠와 이번에 처음 작품을 해봤다. 캐릭터가 찰떡이라고 농담하며 긴장을 풀어주고 조언이나 칭찬도 많이 해줬다. 행복하게 촬영했다." -나나와는 공통점을 가졌다. 가수 출신 배우였다. "2009년 씨야 '그놈 목소리'로 활동할 당시 나나는 '너 때문에'로 애프터스쿨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가수 동료로서 인사하면서 마주쳤는데, 친분은 없었다. 이번에 드라마로 다시 만났다. 활동하던 시기가 비슷한 가수다 보니 옛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서로 편하게 대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손현주 선배님에게 영미 일기장으로 딜을 하러 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손현주 선배님한테 제가 원하는 걸 말해도 되냐고 묻는 장면인데, 컷 이후 '다 가져라. 눈에 독기가 있네.' 그러면서 장난쳐서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반응은. "이전에는 의사나 승무원 전문직 여성 아니면 조선족 살인마 역할을 소화했다. 이번엔 연예인이라는 같은 직업이지만 생활고를 겪고 있고 자기 위치보다 교만한 역할이었다. 새로운 캐릭터이기도 하고 센 역할이라 친구들이 반항적인 역할이 잘 어울렸다고 하더라."
-연기의 맛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설렁탕 같다. 계속 간을 해도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입맛에 맞춰 제조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다. 아직까진 무슨 맛이라고 표현하기엔 어렵다. 계속 색을 입히는 단계다. 어떤 맛이 제일 맛있는지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