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혜원은 KBS 2TV '저스티스'에서 극의 중심이 되는 사건의 포문을 여는 장영미 역을 맡았다. '저스티스'는 그의 데뷔작이지만 패기 있고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눈도장을 찍었다. 최진혁(이태경)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도 한 비중 있는 조연이었다. 극 중에서의 모습과 달리 실제 성격은 발랄함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가볍지는 않았다. 목표를 밀고 나가는 뚝심과 단단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극 중 캐릭터와 전혀 다른 이미지다.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거의 정반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미와 달랐다. 평소 일상에서도 영미를 유지하기 위해서 웃음을 자제했고 영미한테 이입할 수 있도록 평소에도 차분하게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이 힘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캐스팅된 이유는. "'저스티스'가 첫 오디션이었다. 처음이니까 마음을 놓고 갔다. 처음부터 잘할 순 없고, 실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대신 모든 걸 보여주고 오자는 마음으로 했다. 떨리긴 했지만 이게 마지막 기회도 아니란 마음으로 갔는데 안 떨고 당찬 면이 영미랑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다. 또 나이대에 맞지 않는 성숙한 면이 있다고 했다."
-부담감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초반에 오디션을 볼 땐 염미가 4, 5회에 실종되거나 죽는다고 했다. 나는 처음이니까 뭐든지 감사했고, 영미가 짧고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계속 살아있고, 마지막 회에서도 탈출해서 살아남게 되면서 부담이 되면서도 감사했다. 부담을 느끼는 만큼 더 많이 고민하고 준비해서 보여주려고 했다." -그럼 대본을 받을 때마다 생명 연장한 느낌이었겠다. "생명치를 받는 기분이었다. 대본이 나올 때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있었다. 항상 마지막인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첫 장면부터 쉽지 않은 연기였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건이 영미에게 벌어지기 때문에 그 사건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료나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그게 힘들긴 했다. 감정을 똑같이 느끼려고 하다 보니 영화를 보다가 힘들어져서 껐다가 다시 보기도 했다. 물론 영미가 더 힘들었겠지만, 나도 그걸 이해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피해자를 연기한다는 게 조심스럽기도 했겠다. "자료가 정말 많았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 많기 때문에 자료도 많다고 생각이 드니 슬퍼졌다. 그래서 더 힘들기도 했다. 이걸 연기해서 보여줘야 했는데 큰 사건이다 보니 부담감도 있었다."
-'저스티스'의 시작과 끝을 담당했다. "나 또한 1회 법정신과 16회 법정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이태경과 대립하면서 상처를 받았는데 마지막에는 영미 입장에서 치유를 받으며 좋게 끝났다. 마지막 대본을 받고 법정신을 보는데 이태경 변호사가 증언에 나선 대본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 그만큼 기억에 남았고 더 많이 준비해갔다." -신인이지만 좋은 평가가 많았다. "좋은 말도 있었고 상처 되는 말도 있긴 했지만 모두 감사했고 채찍질을 하는 계기가 됐다. 절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아쉬움을 느꼈다. 칭찬도 감사했다."
-같은 소속사 손현주는 어떤 조언을 해줬나. "사실 선배와 붙은 신이 많이 없었다. 그렇지만 만날 때마다 잘 챙겨줬고, 연기나 기술적인 조언을 해줬고 어떻게 하면 카메라에 더 잘 담기는지 알려줬다. 연기보다도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했다. 스태프가 많은 현장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집중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한 말을 새겨들었다. 많은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