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 간의 성대한 축제를 연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꾸준한 정상화 노력 끝에 무사히 24살 생일을 맞는다. 전세계의 스타들이 부산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부산에서 가장 먼저 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프리미어 상영작을 대폭 늘렸다. 프리미어 부문 장편 97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장편 29편에 달해 역대 최다 편수의 작품이 프리미어 상영된다. 또한, 메인 무대가 해운대에서 영화의 광장 전당으로 이동한다. 시민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인 '커뮤니티 비프' 또한 출범을 알렸다.
거센 파도 헤치고 안정화 이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오랫동안 힘써온 정상화 노력 덕분이다. 2014년 '다이빙벨(이상호 감독)'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영화계가 갈등을 빚은 후 위상이 추락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거친 시련을 헤치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많은 한국영화계 인사들과 세계적인 스타들이 다시 부산을 찾는 것은 안정화 노력의 결과다. 이에 대해 이용관 이사장 "올해는 재도약의 시기로 삼고자 한다. 글로벌 영화제로 재도약하며 또 다른 경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수술하기 어려운 몸이었는데, 수술을 감행했다. 올해 영화제가 끝나면 남아있는 갈등도 대부분 치유될 것이다. 내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한국영화 100주년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왕년의 명성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별이 빛나는 낮과 밤 개막식부터 별들의 잔치다. 정우성과 이하늬가 개막식 사회를 맡고 천우희·정해인·엑소 수호 등 많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에 등장할 예정이다. 화려한 개막식 이후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차례로 부산에 등장한다. 영화 '극한직업'의 류승룡·이하늬·진선규·이동휘, '엑시트'의 조정석·임윤아, '생일'의 전도연, '미성년'의 김윤석·염정아, '종이꽃'의 안성기, '윤희에게' 김희애, '퍼펙트맨'의 설경구·조진웅 등이 참석을 확정했다. 거장 감독들도 어김없이 부산을 찾는다. 박찬욱·임권택·이장호·고레에다 히로카즈·웨인 왕 감독 등이 오픈 토크 혹은 GV를 통해 시민들과 가깝게 소통한다. 특히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중반을 책임지는 스타로 티모시 샬라메가 주목받고 있다. 티모시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배우.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로 처음 한국 땅을 밟는다.
주목할 만한 상영작 부산국제영화제가 발굴한 뉴커런츠 출신 감독들이 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맡아 뜻 깊다. 개막작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두나무'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다. 2016년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뉴 커런츠 부문에서 넷팩상을 받았던 임대형 감독의 신작 '윤희에게'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도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소개된다. 재미교포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바탕으로 한 웨인 왕 감독의 '커밍 홈 어게인' 또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포함됐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지구의 끝까지', 라브 디아즈 감독의 '중지' 등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끈다.
또한,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중요한 작품 10편이 상영된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이만희 감독의 '휴일',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선정됐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는 총 16편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10편이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다. 이성강 감독의 '프린세스 아야', 박정범 감독의 '이 세상에 없는', 신수원 감독의 '젊은이의 양지', 전계수 감독의 '버티고', 고봉수-고민수 감독의 '우리 마을', 이동은 감독의 '니나 내나' 등 신작들이 관객의 환영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