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토트넘)이 스리랑카를 상대로 벤투호 2호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2차전 스리랑카와 홈 경기에서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8-0 승리 물꼬를 텄다.
전반 10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홍철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손흥민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스리랑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력면에서 열세인 스리랑카가 밀집수비를 펼칠 경우 득점을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깔끔하게 씻어낸 이날의 첫 골이었다.
상대가 약체 스리랑카라곤 해도 손흥민에겐 반가운 골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치른 13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었다. 팀의 주포인 손흥민이 벤투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골맛을 본 건 지난 3월 26일 콜롬비아와 친선전이었고 이후 득점이 없었다. 그러나 스리랑카를 상대로 골맛을 보며 본격적인 월드컵 2차예선 일정, 그리고 평양 원정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재밌는 건 이날 손흥민이 골을 넣은 상대인 스리랑카의 원정 유니폼이 노란색이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꿀벌군단'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독 골을 많이 넣어 '천적'을 입증하며 '양봉업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에도 왓포드, 첼시 등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팀들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며 '옐로우 킬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벤투호에서 처음으로 골을 넣었던 콜롬비아전 역시 상대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양봉업자' 손흥민의 골을 기점으로 한국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한국은 김신욱(상하이 선화)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이 줄줄이 골맛을 봤고, 손흥민도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뽑아내며 멀티골을 작성했다. 2017년 11월 10일 콜롬비아와 친선경기 이후 700일 만의 멀티골이다.
점수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경기는 사실상 스리랑카 진영에서만 펼쳐지는 반 코트 게임이 됐다. 전반에만 5골을 퍼부으며 벤투호 출범 이후 최다 득점을 경신한 한국은 결국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스리랑카를 8-0으로 완파하며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