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빌런들이다. 조커에 이어 말레피센트까지 영리한 악당들은 비수기 틈새시장을 제대로 노렸다. 비수기를 비수기로 버려두려는 한국 영화들은 감당 안되는 완성도를 뽐내며(?) 그 자체로 흥행 빌런이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8일부터 20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는 '말레피센트2' 그리고 '조커'가 차지했다. 17일 개봉한 '말레피센트2'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조커'는 그 뒤를 따르며 자체 기록을 세우고 있다.
3일간 '말레피센트2'는 54만337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61만1474명을, '조커'는 39만9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454만8705명을 기록했다. '조커'가 '다크나이트' 스코어 417만 명을 훌쩍 돌파한 가운데, '말레피센트2'가 전작 139만 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말레피센트2’는 강력한 어둠의 요정이자, 무어스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가 딸처럼 돌봐온 오로라(엘르 패닝), 필립 왕자의 결혼 약속으로 인간 왕국의 잉그리스 왕비와 대립하고 이에 요정과 인간의 연합이 깨지면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조커’는 희대의 악당 조커의 탄생이라는 그 누구도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로 코믹북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독창적인 캐릭터의 탄생 서사를 다룬다.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말레피센트2'와 '조커'는 타이틀롤을 맡은 안젤리나 졸리와 호아킨 피닉스에 대한 호감도 역시 대단한 작품. 그 유명한 조커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완성해 낸 호아킨 피닉스는 관객 뿐만 아니라 국내외 배우들에게 교과서 같은 연기를 남겼고, 안젤리나 졸리도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 톱배우의 존재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국 영화는 지난 2일 개봉한 '가장 보통의 연애(김한결 감독)'가 3주째 멱살잡고 끌고 가고 있는 상황. '가장 보통의 연애'는 같은 기간 26만6475명을 추가하며 254만3808명을 누적, 250만 고지를 넘는데 성공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새 지평을 열며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잡았다.
같은 로코 장르의 '두번 할까요(박용집 감독)'가 그 뒤를 열심히 뒤따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퍼펙트맨(용수 감독)' '버티고(전계수 감독)' '판소리 복서(정혁기 감독)' '재혼의 기술(조성규 감독)' 등 그 사이 개봉한 여러 편의 영화들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내비치지는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가장 보통의 연애' 바통은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이 잇게 될 전망. '82년생 김지영'은 단숨에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그 영향력을 입증시키고 있다. 21일 오전 7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은 37.5%로, '말레피센트2' 10.3%에 비해 3배 차 이상 앞서고 있다.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