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반 페미니즘 네티즌의 매서운 공격을 받았으나 보란듯이 '김지영 열풍'을 이끌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누적 관객수 112만 486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원작인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국내 페미니즘 운동을 선도한 상징적인 작품이기에 기대 반 우려 반의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다. 정유미에게도 화살이 돌아갔다. 그럼에도 꿋꿋이 영화를 완성시켜 세상에 내놓았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베스트셀러가 일으킨 바람에 이어 영화로도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성공은 여배우 그리고 여성 서사가 설 곳이 부족했던 영화계에 여성 영화의 가치를 입증하는 뜻 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영화는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깨부술 기회이며, 그간 일부 페미니즘 단체의 영혼 보내기 운동 등으로 자칫 평가 절하될 수 있었던 여성 영화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인 셈이다.
영화계에 불고 있는 여풍은 11월에도 이어진다. 배우 김희애, 나문희, 이영애가 원톱 영화로 동시기 출격한다. 개봉을 준비하는 연말용 블록버스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여성 영화는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이영애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남성 영화 못지 않게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인 작품으로 1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영애의 복귀작 '나를 찾아줘(김승우 감독)'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 영화다. 이영애는 아들을 잃어버린 실의와 죄책감, 그리움으로 6년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아이를 찾을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정연 역을 연기한다. 마구 헝클어진 머리와 흙바닥에 구른듯 지저분한 외양으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작 '친절한 금자씨'(2004)에서와는 또 다른 처절한 눈빛을 보여준다. 16년 만이기에 더욱 강렬하다. '인랑' 이후 연이어 흥행 실패를 맛봤던 워너브러더스코리아를 살릴 구원 투수로도 기대를 얻고 있다.
'나를 찾아줘'의 김승우 감독은 "이영애는 걸어가는 뒷모습 하나에서도 프레임 안의 공기를 달리 느끼게 해주는 배우"라고 극찬했고, 이영애는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감정이 시작부터 끝까지 쉽지 않았다. 그동안 보여왔던 이영애의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