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에서 ‘0%대’ 금리의 적금이 등장했다. 은행에 돈을 그저 ‘맡기기만’ 하는 시대가 결국 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내린 이후, 1년 만기 기준 ‘0%대’ 금리의 적금 상품이 Sh수협은행에서 나왔다.
Sh수협은행은 지난 28일 주요 상품별 예·적금 금리를 20~50bp(1bp=0.01%p) 내렸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의 ‘스마트one적금’ 금리가 40bp 인하되며 연 1% 미만인 0.9%로 내려앉았다. 같은 상품의 2~3년 만기 금리도 각각 0.95%, 1.00%였다. 이 상품은 카드결제실적, 적립금 납입횟수 등 우대조건에 따라 최대 연 1.0%p의 우대이율을 받을 수는 있다.
연이어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 채비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게 되면, 이에 맞춰 1~2주 후에 은행들이 조정된 금리를 반영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했다.
씨티은행은 25일부터 일부 입출금통장에 주는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씩 인하했다. 기존에 씨티더하기통장에 신규가입하거나 1000만원 이상 금융거래 실적(펀드 가입 등)이 있으면 일정 기간 1.4%의 금리를 줬지만, 앞으로는 1.2%로 혜택이 줄어든다.
BNK부산은행도 지난 24일 주요 예·적금 금리를 5~25bp 인하하면서, 대표 상품격인 ‘SIMPLE 정기적금’과 ‘BNK 어울림적금’의 1년 기준 금리가 각각 연 1.65%, 1.50%로 15bp씩 하향됐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23일 주요 상품 금리를 15~25bp 내려 ‘e-MONEY 자유적금’은 1년 기준 연 1.35%로 25bp 내려갔고, DGB대구은행 또한 지난 21일 상품별로 대부분 15bp 낮췄다.
4대 시중은행들은 이주 중 예·적금 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인하 폭의 변수는 시장금리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현재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시중은행들이 크게 수신금리를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도 시장금리 상승세가 꺾이긴커녕, 되레 가팔라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도 상승해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되는 여력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더라도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도입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고려해서라도 예금을 유치해야 할 때”라며 “예금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신금리를 크게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