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오심에도 지지 않았다. 야구대표팀 유격수 김하성(24·키움)이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김하성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1차전 미국과 경기에서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이날 3번으로 나선 팀 후배 이정후(21)와 함께 한국 전체 안타(9개) 3분의 2를 합작했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김하성은 그간의 부진을 씻을 듯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쳤다.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이정후의 우전 안타 때 3루를 밟은 김하성은 김재환의 선제 결승 3점포가 나오면서 홈을 밟았다. 이날 경기 결승 득점이었다. 3-0으로 앞선 3회 김하성은 또다시 좌익수 방면 안타를 쳤다. 다음 타자 이정후가 우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쳤고, 김하성은 홈까지 질주했다. 김하성은 상대 송구를 피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미국 포수 에릭 크라츠가 무릎으로 블로킹했고, 일본인 주심 시마타는 아웃을 선언했다. 김하성이 억울해하자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상으로 크라츠는 김하성을 태그하지 못했다. 하지만 심판은 아웃 판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주심은 김하성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
경기 뒤 만난 김하성의 유니폼은 흙으로 더러워져 있었다. 그는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어쩔 수 없죠. 상대편도 (8회 김현수의 송구로)홈에서 죽었다"고 했다. 그는 "홈플레이트 흰 부분이 보였는데 블로킹에 막혔다. 하지만 상대가 태그하지 못했고, 눈치를 보면서 홈플레이트를 먼저 밟았다. 포수도 다시 태그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웃을 주더라"며 아쉬워했다. 김하성은 7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로 아쉬움을 덜었다. 그는 "7회 상대 수비 실수가 있긴 했지만 득점이 나서 좋았다"고 했다.
김하성은 "(조별리그에서는 출루에 신경을 쓰느라 그러지 못했지만)오늘은 공격적으로 쳤다. 운이 좋게 빗맞은 안타가 나왔고, 감은 나쁘지 않다. 남은 경기를 잘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전은 중요한 경기다. 모든 경기를 이긴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집중하자는 팀 분위기다.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