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 의혹으로 CJ ENM 고위 관계자 등 10여 명의 관계자가 입건되면서 CJ ENM이 위기에 빠졌다. 관련자 꼬리 자르기로 간단히 마무리될 분위기가 아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내자동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CJ ENM의 자사 음악 채널 Mnet에서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혐의 수사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조목조목 밝혔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현재까지 입건된 이들은 CJ ENM 고위관계자, 기획사 관계자 등을 포함해 10여 명"이라면서 "5일 구속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2명은 14일 구속 만기다. 14일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건된 10명 중에는 앞서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용범CP와 안준영PD도 포함됐다. 또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심사에 올랐던 보조 PD와 모 기획사 부사장 등 기각된 2명도 속해있다. 경찰은 이들 10명 중 CJ ENM의 고위 관계자 얼마나 포함됐는지 또 누구인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경찰은 '프로듀스' 순위 조작 논란과 관련해 보다 정확한 정황과 관련 증언을 모으기 위해 당시 프로그램을 참여했던 기획사들을 대상으로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심도 있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기획사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고, 향응수수나 고위 관계자 개입 여부 등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CJ ENM은 점점 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CJ ENM에 효자 프로그램 역할을 했다. 실적에 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CJ ENM 대표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프로그램에 탄생한 아이돌 그룹을 CJ ENM이 주최한 해외 공연 K콘에 출연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프로듀스X101'에서 데뷔한 엑스원의 경우 시즌 최장 기간인 5년 활동 계약을 통해 더 큰 성과를 거두려고도 했다. 하지만 당장 향후 5년간 CJ ENM의 매출을 책임질 엑스원 활동이 불투명해졌다. CJ ENM에겐 굉장히 큰 타격이다. 더불어 프로그램과 방송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위기에 빠졌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의혹은 지난 7월 시즌4의 파이널 생방송에서 공개된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시청자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팬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해 경찰에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사기와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 고발했다. 경찰은 CJ ENM 사무실과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CP와 안 PD는 구속됐고, 시즌3인 '프로듀스48'과 시즌4인 '프로듀스X101'에 대한 조작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PD는 시즌3 시작 약 5개월 전인 지난해 1월부터 시즌4가 끝난 올해 7월까지 1년 6개월 간 수십차례에 걸쳐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