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포맷 없는 포맷을 지향하는 '수요일은 음악프로'가 이번엔 명곡 가사의 깜짝 놀랄만한 가사를 파헤치는 '백곡 토론'을 선보였다. 좋은 멜로디에 속아 인식하지 못했던 막장 드라마 뺨치는 가사가 분노를 유발했고, 진심으로 몰입해 토론을 나누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웃음을 안겼다.
13일 방송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에서는 백지영·김종민·윤보미·스윙스를 초대해 '백곡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로 전현무가 준비한 토론 주제는 '다음 노래 중 최악의 연인'을 뽑는 것. 후보는 틴탑의 '향수 뿌리지 마' 신화의 '너의 결혼식' 쿨의 '블루 아이즈'였다. 세 곡은 모두 명곡으로 손꼽히는 대중가요였지만 가사를 곱씹으면 당황하게 되는 노래로 유명했다.
먼저 '향수 뿌리지 마'는 발랄한 멜로디로 누나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연하남의 노래처럼 보이지만 실은 여자친구와 누나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의 뻔뻔함을 담고 있었다. 여자친구에게 들킬 수 있으니 누나에게는 향수를 뿌리지 말라고 하는 것. '너의 결혼식'은 동생의 신부에게 첫눈에 반한 형, '블루 아이즈'는 결혼식 전날 전 남자친구와 함께 밤을 보낸 예비신부의 이야기다.
출연진들은 저마다의 기준을 내세워 팽팽하게 토론을 이어갔다. '너의 결혼식'은 상상만 했을 뿐 실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는 김종민의 주장에 백지영은 이해하지 못하며 마치 실제 상황인 것처럼 분개해 웃음을 줬다. '블루 아이즈'는 이들이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결혼 이후에도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갈 것 같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향수 뿌리지 마'는 뻔뻔하고 양심 없는 태도가 질타를 받았다.
이어서 한스밴드의 '오락실'을 들으며 아버지의 실직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해야 하는지 토론하고, 장기하의 'ㅋ' 속 남자가 여자와 잘 될 확률은 몇 퍼센트일지, 솔리드의 '천생연분' 속 커플이 다시 사귈 확률은 얼마나 될지 이야기해봤다. 그저 듣고 따라부르기만 했던 노래가 하나의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풍부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은 '백곡 토론'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호평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