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짜여진 게 아닌 '날 것'의 그대로를 포맷으로 한 일명 '무근본 예능'이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무한도전'으로 확인했다.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고 탈수기와 싸우는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설정부터 황당했고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계획없는 폭소는 웃음보를 찌른다.
현재는 '플레이어' '돈키호테' 등이 딱 그렇다. '플레이어'는 웃는 순간, 출연료가 깎인다는 컨셉트로 출연료를 건 일곱 남자의 웃음트랩 탈출기다. 출연진부터 모험이다. 이수근·김동현을 중심으로 최근 예능계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황제성·이진호·이용진의 조합이 정점을 찍었다. 이이경과 정혁은 배우와 모델이라는 신분을 벗고 엉망진창 망가진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이 웃음 포인트다. 프로그램 내 다양한 예능을 패러디한다. '브레인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아육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따라하며 그 안에서 터지는 웃음이 엄청나다.
지난 2일 첫방송된 '돈키호테'도 '무한도전'과 닮았다. 김준호·조세호·송진우·이진호·이진혁이 출연해 '넘사벽' 적들과 한 판 대결을 벌이는 겁상실 대결 버라이어티다. 첫 녹화부터 예고없이 달리기를 시켰고 2회에도 실험카메라를 진행했다. 달걀로 악력 테스트를 하며 힘 없는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 웃음을 뽑아낸다.
무근본의 절정은 '괴릴라 데이트'다. '연예가중계'의 '게릴라 데이트'를 패러디, MC인 이용진과 이진호가 게스트를 데려다가 막대하는 컨셉트다. TV가 아닌 유튜브 채널이라 수위의 자유가 있어 막무가내 진행이 먹힌다. 게스트에게 '잔뇨가 있냐' '부정 입학이냐' '관객과 사귀지 않았냐' 등 듣도 보도 못한 질문을 던지고 당황해하는 게스트를 보며 웃는다. 애초 컨셉트를 이해하고 나온 게스트이기에 '무례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화제의 회차는 편 당 2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 예능국 PD는 "흔히 말하는 S급 방송인도 요즘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고 출연료가 너무 높아 제작진에겐 부담이다. 코미디언들을 활용하면 웃음이 보장되고 신선하다는 평도 따른다. 최근 예능가에 이러한 변화로 코미디언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