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가 극장가를 점령했다지만, 알고 보면 더 잘 팔린 영화가 있다. 김희애의 주연작 '윤희에게'다.
'윤희에게'는 지난 25일 19.2%의 좌석판매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좌석판매율 16.5%를 나타낸 '겨울왕국2'를 앞섰다.
좌석판매율은 배정 좌석 수 대비 얼마의 관객이 들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빈 자리 비율이 적은 순서대로 순위가 매겨진다. '윤희에게'가 이날 상영된 영화 가운데 객석을 가장 꽉꽉 채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상은 일일관객수 3169명이다. 스크린 수는 겨우 86개에 불과하다. 상영 일정이 잡혀있다해도 이른 아침이나 심야 시간대에 몰려있다. 입소문에도 불구하고, 호평에도 불구하고,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부족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기회견을 열고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반독과점영대위의 주장에 일각에선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졌다.
'관객 수요에 맞춰 스크린 공급이 이뤄진다'는 논리로 인위적인 스크린 독과점 저지를 비판하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이 논리에 반하는 사례가 바로 '윤희에게'다. 좌석판매율이 '겨울왕국2'를 넘어설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찾고 있으나 '윤희에게' 상영관은 여전히 작다.
청룡영화상까지 전세계 영화제 36관왕이라는 대 기록을 세운 '벌새'는 1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우리들'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윤가은 감독의 작품 '우리집'도 5만 명 넘게 동원했다. 저예산 영화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청신호가 켜졌다. 작은 영화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흥행 기류가 믿기지 않는다"는 말도 나왔다.
'윤희에게'에도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윤희에게 측은 "개봉 3주차에 다시 상영관이 확대되는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CGV는 개봉 2주차 20개 상영관에서 금주 33개 상영관으로 65% 늘었고, 롯데시네마는 변동 없이 상영관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여전히 변화는 필요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다양성 영화를 만들어오던 CGV 아트하우스가 한국영화 투자 배급 사업을 접었다. 직원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흥행에 성공하는 다양성 영화들이 자주 등장해 투자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