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허진호 감독)' 제작보고회에서 최민식은 "이 이야기를 놓고 '출연하겠다' 마음의 결정을 하고 나서도 사실 난 '조선시대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그 공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최민식은 "그 업적을 이루기까지 인간관계가 내 관심사였다. 그건 어느 책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그러다 '세종의 욕창 고름을 장영실이 입으로 빨아줬다'는 이야기를 보게 됐다. 당시 임금의 옥체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은 분명 한정 돼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그만큼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는 가까웠을테고, 가깝기 때문에 서로 좋은 이야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 같더라. 세종 입장에서는 불충할 수 있는 발언도 장영실은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며 "그런 상상을 하니 배우로서 마구마구 표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야, 이거 괜찮겠다' 싶었고, 거기에 한 디테일 하시는 허 감독님과 한석규가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거 뭔가 훅 땡기는데?' 싶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민식은 "관객 분들도 그렇고, 기자, 평론가 분들도 그렇고 새 작품을 공개할 때마다 배우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고싶어 하시는 것 같다. 솔직히 부담되고 고민도 많이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해'라는 강박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또 달라져야해'라는 것 보다 좀 더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 '그 인물의 행위와 언어가 과연 어땠을까.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최선의 표현일까' 그것에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2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