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상징과도 같은 간판 스타 김광현은 올해도 소속팀에서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한편 투수 개인타이틀 여러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명불허전의 위력을 뽐냈다.
올해 성적은 31경기에서 190⅓이닝을 던지면서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 탈삼진은 180개. 투구 이닝은 2010년(193⅔이닝)에 이어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았고, 17승 역시 2010년에 이은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평균자책점 3위, 다승과 탈삼진 2위, 승률 4위(0.739)에 오르면서 SK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었다.
특히 김광현은 SK가 선두 수성을 위해 힘쓰던 시즌 막바지에 로테이션 조정까지 감수하면서 연이은 호투쇼를 펼쳐 에이스의 책임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즌 마지막 두 경기인 9월 25일 인천 삼성전(7이닝 무실점)과 9월 30일 대전 한화전(7이닝 2실점)의 역투는 SK가 두산에 1위 자리를 끝내 빼앗긴 뒤에도 변함 없이 팬들에게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았다.
투수진의 정신적 리더 역할도 해냈다. 올해 최강으로 꼽혔던 SK 선발진의 선봉에 서서 안정적인 한 시즌을 이끌었다. 함께 선발로 활약한 후배 문승원(30)과 박종훈(28)은 늘 "광현이 형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며 "정신적으로 힘들 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입을 모았다. 시즌 종료 후에는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서 태극마크를 달고 또 다른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대표팀 왼손 후배였던 이승호(21·키움)는 "수술 부위를 관리하는 법과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선배님께 배웠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10여 년 동안 SK와 국가대표팀의 얼굴로 활약했던 김광현은 이제 더 큰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다. SK의 동의를 얻어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팅 절차를 시작했고, 미국 여러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소속팀을 위해 불꽃을 태운 김광현에게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수여하는 최고투수상은 최고의 선물이자 작별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