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코미디를 뛰어넘는 드라마가 살아있다. 웃다보면 눈물나고 감동 속에 공감이 있다.
10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정열 감독과 주연배우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정열 감독은 "이 영화는 내가 감히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조언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어울리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괜찮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가서 시동을 켜도 된다'는 마음만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마동석은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형으로 분해 이제껏 선보인 적 없던 독보적 캐릭터로 극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박정민은 매를 버는 반항아 택일 캐릭터를 맡아 특유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캐릭터를 완성, 공감을 이끌어낸다.
정해인은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의욕 충만 상필을 연기, 전작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염정아는 불같은 손맛으로 아들을 키워온 배구선수 출신 택일 엄마 정혜 역할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시동'의 히든카드로 꽁꽁 감춰져 있었떤 신예 최성은은 심상찮은 다크 포스를 풍기는 경주를 통해 관객들과 인사하고, 매 작품 자연스럽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온 윤경호는 상필을 글로벌 파이낸셜로 이끄는 동화 옷을 입고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로 '시동'을 이끈 박정민은 "한 영화를 이끌고 가는 인물은 보통 결핍들을 하나씩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며 "이 영화의 택일이라는 인물도 결핍이 있다. 그 결핍을 채울 수 있는건 관심과 사랑이었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나처럼 말만 효자고 마음만 효자인 이런 아들들은 엄마와 교감하는 장면을 보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해인 역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리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결핍이 있는데 사랑을 통해 결핍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그런 따듯한 에너지를 주는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정민과 정해인의 캐릭터는 아주 단순하게 10대 반항아로 분류된다. 나름의 사정과 사연을 품은 채 맨 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려 한다.
박정민은 "방황하는 청소년이라고 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불쾌한 이미지를이 있지 않나. 근데 불쾌하기 보다는 그 속에서도 드러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지점이 캐릭터와 맞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인은 "기본적으로 철없는 아이. 10대 아이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에 키포인트를 뒀다"고 덧붙였다.
택일의 엄마 염정아는 "택일에게는 유일한 가족인데, 택일이 방황하는 아이지만 항상 그립고 신경이 쓰이는 정말 엄마같은 존재로 연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정민과 호흡에 대해서는 "평소 배우 박정민을 좋아했다. 같이 작업하게 돼 좋았고, 박정민이 왜 대세인지 느꼈다. 굉장히 똑똑하고 분석이 정확하고 호흡도 좋고, 좋은 사람이더라. 나는 여러가지 좋은 모습만 많이 본 것 같다. 다음에도 꼭 다시 하고 싶은 배우다"고 진심을 표했다.
현재 해외 촬영 일정으로 이날 시사회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영화에서는 누구보다 미친 존재감을 떨치는 마동석은 '시동'의 히든카드이자 기둥이다.
"그렇게 의지가 될 수 없었다"고 운을 뗀 박정민은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떄도 그렇고 그저 믿고 연기하면 됐다"며 "맞는 장면은, 동석 선배님 본인께서 실제로 나를 때리면 내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다년간 훈련하신 기술로 안 아프게 쓰다듬어 주셨다. 다만 출연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맞아야 하는 캐릭터라 압박감은 있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