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주역 조여정과 이정은은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되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HFPA) 참석을 확정짓고 스케줄을 최종 정리했다.
'기생충'은 최근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를 거뒀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영화상으로, 아카데미 전초전 역할을 하는 시상식으로 유명하다. 골든글로브를 근거로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하고, 실제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목도가 높다.
'기생충'은 지금까지 약 40개 영화상을 석권, 로튼토마도 신선도 지수 99%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오스카 레이스 시작부터 각종 지역 비평가상을 휩쓸고 있는 만큼 골든글로브 수상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조여정과 이정은은 현지 시상식에 직접 참석, 현재 미국에서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만나 설레는 시간을 함께 할 전망이다. KBS 2TV '99억의 여자' 촬영에 한창인 조여정은 제작진의 배려로 막간 해외 출장을 다녀오게 됐고, 이정은은 1월 한달간 미국에 체류할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선균은 전야 행사 참석을 조율 중이다.
'기생충'을 이끈 또 다른 주역들도 현지 시상식에 속속 발걸음할 예정.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뿐만 아니라 1월 19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26회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SAGA)에서 작품상 격인 캐스팅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 후보로도 지명됐다.
미국배우조합인 스크린 액터스 길드(SAG)가 수여하는 이 상은 영화에 출연한 주연·조연 배우 전체가 수상 대상자다. 배우가 주인공인 만큼 배우들이 자리하는 것은 당연지사. 최우식과 박소담 등 배우들은 해당 시상식 참석을 논의 중이다.
특히 외국어 영화가 영화부문 캐스팅 후보에 오른 것은 1998년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기생충'이 두번째. 또 미국배우조합 회원 대다수가 아카데미 회원으로 아카데미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비슷한 취향을 보이고, 아카데미 배우 후보 예측 시 미국배우조합상 후보가 결정적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도는 골든글로브 못지 않다.
'기생충'은 17일 발표된 아카데미 예비 후보 명단에서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에 이름을 올려 아카데미 입성 청신호를 밝혔다. 기정사실화 됐던 국제장편영화상을 넘어 주제가상에 깜짝 등판하면서 발표되지 않은 주요 부문 노미네이트에도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야말로 '로컬 시상식' 투어다. 2020년 상반기 '기생충' 팀은 미국에서 치러지는 굵직한 시상식에 대부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월 13일 최종 발표되는 아카데미 후보 결과에 따라 2월에는 전원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5월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상으로 약 1년 내내 전설의 길을 걷고 있는 '기생충'. 최초의 기회를 함께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배우들에게도 다시 없을 영광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