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토론토 사상 첫 '99번 선수'의 탄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자리에는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마크 샤피로 토론토 사장,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이 참석해 새 에이스 영입을 자축했다.
토론토 구단은 기자회견에 앞서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왼손 투수 류현진과 4년 계약을 했다. 류현진은 올해 평균자책점 2.32로 1위에 오른 선수"라며 "우리의 새로운 가족, 류현진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류현진의 영문 성인 'RYU'와 등 번호 '99'가 선명하게 새겨진 새 유니폼이 토론토 클럽하우스에 걸려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1977년 창단한 토론토에서 등 번호 99번을 달게 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동시에 인사를 건네 장내에 기분 좋은 웃음을 안겼다. 가족과 에이전트, 구단 관계자들에게 차례로 감사를 표현한 뒤 "토론토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또 "2013년 원정경기에 이어 토론토에 두 번째로 와봤다. 깔끔하고 좋은 것 같다"며 "당시 경기 때 많은 한인 팬분들이 응원해주셨다. 이제 더 많은 팬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토론토를 선택한 이유를 질문 받자 "처음부터 가장 나를 원했던 팀이라 선택하게 됐다. 이제는 여기가 홈이고, 여기가 내 팀"이라며 "다저스에서 그랬듯, 이제는 토론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소속팀이 바뀌었다고 (내 경기력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4년'이라는 장기 계약과 관련해서는 "안전한 마음이 필요했다기보다는 팀 내에서 좋은 위치에 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속구 투수가 아님에도 정상급 투수로 자리잡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투수는 제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던졌다"며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가운데로 몰리면 홈런을 맞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아무래도 스피드는 나하고 안 맞는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현지 취재진은 이날 류현진이 토론토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류현진을 영입한 토론토 구단이 팀 내 젊은 선수들의 동반 성장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팀에 몸 담고 있는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금 젊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차고 좋은 페이스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행복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젊은 선수들과도 함께 호흡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갈 수도 있고, 그들도 내게 먼저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면 서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