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은 29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5-23, 23-25, 25-19)으로 승리했다. 시즌 5승(14패)째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해 18점을 만들었다. 17점인 한국전력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6위가 됐다. 1위 대한항공에 2연승. 4라운드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두 팀 모두 악재를 안고 나선 경기다. 일단 주축 선수가 대표팀에 차출됐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 레프트 정지석과 곽승석 그리고 센터 김규민 없이 처음으로 리그 경기를 치른다. KB손보도 주전 세터 황택의와 리베로 정민수가 빠졌다. KB손보는 이 경기를 앞두고 외인 브람마저 이탈했다. 선수는 복근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고, 구단은 교체를 결정했다. 대한항공도 주전 리베로 정성민이 허리 디스크 증세로 이탈했다.
득점 1위 비예나가 건재하고 손현종, 임동혁 등 젊은 공격진이 있는 대한항공이 유리해보였다. 그러나 KB손보의 조직력이 더 좋았다. 선수 개별 컨디션도 앞섰다. 특히 대한항공전 의미가 남다른 김학민(36)과 김정호(22)가 활약했다.
두 선수는 1세트 승부처던 15-13에서 각각 퀵오픈과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려놓았다. KB손보는 20점 진입을 앞두고 기선을 잡을 수 있었다. 김정호는 19-16에서 블로킹 어시스트, 22-17에서 시간 차 득점, 23-18에서는 퀵오픈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김학민은 블로킹과 실책성 플레이로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퀵오픈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1세트를 끝냈다.
2세트도 번갈아 활약했다. 김정호는 불안정한 세트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 김학민은 점수 차가 2점 이상 벌어질 때마다 득점을 하는 해결사 면모를 보여줬다. 15점 대 전후로는 김정호의 득점 생산력이 돋보였다. 15-14에서는 리시브가 약한 선수를 향한 목적타 서브로 득점을 해냈다. 20점 대 이후에는 김학민이 주포로 나섰다. 23-23, 박빙 상황에서 남은 2득점을 모두 해냈다.
3세트는 내내 4~5점 차 리드를 내준 채 끌려갔다. 세트도 내줬다. 잠시 숨을 고른 김정호와 김학민은 4세트 기세 싸움에서 다시 빛났다. 9-4에서 김정호가 강서브를 때려내며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코트로 넘어온 공은 김학민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왔다. 각각 서브와 오픈 공격으로 점수 쟁탈전 리드를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은 김학민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6점 앞선 채 20점 고지를 밟았고, 무난히 리드를 지켜냈다.
김학민은 대한항공에서만 13년 동안 뛰었다. 입지가 좋아진 탓에 은퇴를 고려했지만 KB손보가 손을 내밀려 현역을 연장했다. 11월 3일 인천 원정에서 처음으로 대한항공을 상대로 뛰었다. 교체 출장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3라운드 경기에서 17득점을 했다. 이날은 친정팀 상대 최다 득점(22점)까지 해냈다.
김정호는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12일 인천 원정에서 팀 내 최다 득점(19점)을 하며 상대전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 경기는 18득점. 승리 기여도는 김학민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