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생 김영환(kt)은 서른 일곱 쥐띠다. 2019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2020년 경자년, 쥐의 해를 맞아 제대로 새해 인사를 남긴 김영환은 올해 목표를 '부상 없는 좋은 해' 만들기로 잡았다. 그가 말하는 '좋은 해'란 아마도 서동철 감독과 양홍석이 말했듯, kt가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해일 것이다.
부산 kt는 2019년 12월 31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 '농구영신' 홈 경기에서 84-66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길었던 5연패 사슬을 끊은 kt는 14승14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며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됐다.
이날 21득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김영환은 극심한 슛 난조에 시달린 1쿼터 때부터 활약을 펼쳤다. 고비 때마다 kt를 살려낸 김영환은 연패를 끝낸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오랜만에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함성 소리에도 흥분한 것 같다"는 말처럼, 이날 사직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7833명의 관중들 덕분에 kt는 2015~2016시즌 통천을 설치해 축소운영한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돌파하고 통천도 걷어내는 즐거움을 누렸다.
농구영신은 늦은 밤 시작하는 특성상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하지만 김영환은 "시간이 바뀐다고 해서 컨디션이 크게 다운되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농구영신 다음 경기가 힘들다"며 웃은 김영환은 "남은 시간 휴식을 잘 취해서 원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며 3일 뒤 있을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국내 선수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올 시즌, 내외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영환은 올해로 서른 일곱, 만 나이로 서른 여섯이 된다. "(김)영환이 형이 어느덧 서른 일곱이 됐다. 하지만 몸이 워낙 좋으시니 잘 유지해서 마흔까지 kt에서 오래 뛰셨으면 좋겠다"는 후배 양홍석의 덕담(?)에 고개를 갸웃하며 웃던 김영환은 "홍석이 말대로 이제 서른 일곱이다. 부상당하면 회복하기 힘든 나이가 됐으니 부상 없이 좋은 해를 만들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