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박물관 1층 전시관에서 한 아이가 로보트 태권브이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이에게는 동화적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안겨주는 특별한 놀이터가 강원도 춘천에 있다.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촬영용 카메라, 영사기 등 방대한 자료를 소장한 곳으로, 2003년 10월 개관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다가 전시품을 대폭 보강해 2018년 9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가 콘셉트인 애니메이션박물관에는 체험 시설이 곳곳에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밖에서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 라바가 귀여운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라바와 함께 박물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컷 찍고 들어간다.
박물관의 시작은 애니메이션의 역사부터다. 1892년 프랑스 아티스트 에밀 레이노의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셀 애니메이션과 컬러 애니메이션, 장편 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 역사의 흐름이 흥미롭게 전시된다.
애니메이션박물관 한승태 본부장은 “1층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2층에 있는 애니메이션 미로 속에서 자신의 길을 탐색한 뒤, 체험 공간에서 애니메이터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이어지는 공간은 ‘추억의 만화 가게’로, 1970년대 만화방 문화를 재현했다. 어른이 더 좋아하는 곳이다. 추억을 방울방울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만화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도 보인다. 로보트태권V부터 국내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까지 다양하다.
‘상상의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세계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전시한 세계관이 미로처럼 구성된다. 일본관의 ‘독수리 오형제’ 원화, 춘천관의 ‘구름빵’ 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2층 체험 공간이다. 사운드를 만들어보는 폴리 아티스트 체험, 애니메이션 기법을 몸으로 경험하는 핀 스크린 체험이 인기다.
‘달려라 하니’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더빙 체험에 도전해보자. 네 사람 목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하면 더 즐겁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휴관일은 월요일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