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출시 시기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제네시스 'GV80'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고 국산차로는 처음 출시되는 최고급 사양의 SUV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볼보 등 수입차들이 주름잡아 왔던 프리미엄급 SU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드디어 출시된 GV80…6480만원부터 현대자동차는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GV80은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후륜구동 기반의 대형 SUV 모델이다.
GV80의 디자인 정체성은 '역동적인 우아함'이다. 고급스러움 속에서도 날렵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했다는 것이 제네시스의 설명이다.
전면부는 제네시스의 상징인 방패 모양 '크레스트 그릴'이 배치됐고 좌우에는 4개의 얇은 쿼드램프가 적용됐다.
제네시스의 또 다른 상징인 '지 매트릭스'를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 리어팸프, 휠, 내장 곳곳에 넣었다.
측면부는 앞바퀴와 문 상단부를 거쳐 뒷바퀴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포물선 '파라볼릭 라인'이 특징이다.
역동성을 더하기 위해서 애슬래틱 파워 라인도 추가했다. 3열을 갖춘 대형 SUV이지만 쿠페형 SUV와 같이 후면부는 날렵하게 깎아냈다.
인테리어는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GV80은 수많은 첨단 기술을 적용했지만, 운전자에게 복잡한 조작 버튼이 아닌 단순하고 깔끔한 공간, 직관적 조작을 제공한다.
내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노면 소음을 분석해 0.002초 만에 반대 위상의 음파 발생)을 달았고 액티브 노이즈 시스템도 적용됐다.
최고급 SUV답게 다양한 안전 신기술도 적용됐다. 현대차 최초로 탑승자 간 충돌을 방지하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포함됐고 전방충돌 방지 기능도 성능을 높였다.
특히 2.5 단계 수준으로 평가받는 자율주행 기술은 인공지능(AI)이 운전습관을 분석해 평소와 비슷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속도로 등에서 방향 지시등을 켜는 것만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인체공학적 시트 시스템인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의 기술과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필기 인식 조작계) 등의 편의 기능이 적용됐다.
파워 트레인은 직렬 6기통 3.0ℓ 디젤 엔진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kgf·m의 힘을 낸다. 복합 연비는 ℓ당 11.8㎞다.
제네시스는 GV80을 3.0 디젤 모델부터 출시하고 추후 가솔린 2.5·3.5 터보 모델을 더해 총 3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3.0 디젤 모델의 판매가격은 6580만원부터 시작된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GV80은 기존 SUV와는 다른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며 "앞으로도 오직 고객의 니즈에만 집중해 제네시스만의 디자인과 품질,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입 대형 SUV와 격돌 제네시스가 최고급 대형 SUV 시장에 진출한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차량 등록 분석기관인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판매량은 61만3508대로 전년(55만7497대) 대비 10.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세단은 6.0% 감소했다. 세단의 빈자리를 SUV가 치고 들어온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 12월 출시된 현대차 팰리세이드로 업계에서는 대형 SUV 시장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1년 만에 5만2299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 최고급 SUV 시장에는 국산차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수입차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고 있다.
수입 최고급 SUV 시장의 대표 제품은 BMW 'X5', 아우디 'Q7', 벤츠 'GLE' 등으로, 지난해 아우디 Q7이 4157대를 판매해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고 BMW X5 2190대, 벤츠 GLE 2041대가 판매됐다.
이 차들과 상대해야 하는 GV80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현재 시판 중인 GLE 350의 경우 9030만~1억1050만원, X5는 1억원가량이다. 독일차와 비교해 차량 가격은 절반가량이다.
고급 브랜드 중에서는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인지도면에서 밀리는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첫 SUV란 기대감과 수입차 대비 가격경쟁력 등을 들어 GV80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다.
맞춤형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 제네시스는 GV80 출시와 함께 고객 맞춤형 마케팅으로 수입 대형 SUV 수요를 뺏어온다는 전략이다.
우선 판매 방식에 변화를 줬다. 엔진과 구동방식, 색상, 옵션 패키지를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GV80 구매 후 제네시스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에게 특별하고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네시스 ‘프리빌리지’ 멤버십 프로그램을 여행·항공·문화·라이프스타일·차량 관리 등 5개 영역으로 확대했다.
GV80의 상품성을 고객이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체험 마케팅도 운영한다.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서울, 부산, 인천에서 ‘익스피리언스 쇼룸’을 운영해 선착순으로 신청한 고객들은 GV80에 대한 전문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듣고 GV80를 시승할 수 있다.
이외에 전국 22개 지역에서 시승회를 진행하는 등 고객이 쉽고 빠르게 차량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