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영국에서 개봉도 하지 않은 '기생충'이 기대 이상의 낭보를 전해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생충'은 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로열 알버트홀에서 열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The Orange British Academy Film Award, BAFTA)에서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각본상 수상자로 '기생충'의 한진원 작가,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호명됐다. '북스마트',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작품을 모두 제쳤다.
외국영화상도 이변 없이 '기생충'에게 돌아갔다. '더 페어웰', '사마에게', '패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전세계의 명작들 사이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기생충'은 이 가운데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기생충'은 오는 7일 영국 개봉이 예정돼 있다. 많은 영국 아카데미 회원이 '기생충'을 아직 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럼에도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까지 수상하며 전세계를 휩쓴 '기생충' 열풍을 입증했다.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영화는 '1917'이다.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영국영화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음향상, 특수효과상까지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르네 젤위거,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여우조연상은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 남우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브래드 피트가 수상했다. 다큐멘터리상은 '사마에게', 각색상은 '조조 래빗', 편집상은 '포드 V 페라리', 의상 디자인상은 '작은 아씨들', 분장상은 '밤쉘', 공로상은 앤디 서키스에게 돌아갔고, 남우조연상의 '조커'는 음악상과 캐스팅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영국 아카데미는 단연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골든글로브와 마찬가지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 결과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시상식이기도 하다. 한국영화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아가씨'의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각본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수상까지 청신호를 켠 상황. '기생충'이 한국영화 101주년에 또 한 번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망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9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