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은 부임 1년 만에 편견을 지웠다. 부임 소식을 전한 2018년 10월에는 의심하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무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시즌을 치르며 안목과 구성 그리고 운영 능력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순위 경쟁이 절정에 오른 9월에도 원칙을 지키고 조바심을 경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은 지난 1월, 2년 재계약을 안기며 체제 안정화를 지원했다.
NC를 향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우승 적기라는 말도 나온다. 이동욱 감독은 외부보다 내부에 시선을 둔다. 계획하고 준비한 부분을 지키고 달성한다면 정상을 노릴 기회도 온다고 본다. 성적을 의식하며 정도를 벗어날 생각은 없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시즌 구상과 소신을 들을 수 있었다.
- 스프링캠프 두 번째 파트(3일 훈련, 1일 휴식)가 끝났다. 총평을 전하다면. "2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가 정착된 모양새다. 선수단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좋다. 캠프 초반부터 불펜 피칭에 돌입할 수 있을 만큼 준비한 투수가 많다. 야수진의 움직임도 경쾌하다."
- 무릎 수술로 재활기를 가진 나성범은 어떤 상태인가. "이미 배팅 훈련은 최근 사흘(6~8일) 내내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땅볼을 잡는 수비 훈련도 하고 있다. 제동과 시동을 확인하는 훈련도 곧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막판에 허리 피로 골절상을 당했던 투수 구창모도 7일(한국시간)에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 2019시즌에는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경기 중에 당하는 부상은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B플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어야 한다."
- 주전 이탈로 인해 백업 선수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안방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제1 백업을 두고 김태군과 김형준 그리고 정범모가 경쟁한다. 내야진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다. 2루와 3루,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김태진이 있고 유격수는 노진혁과 김찬형 그리고 유영준이 있다. 묘한 긴장감이 있는 훈련이 되고 있다."
- 새 외인 애런 알테어의 포지션은. "운동 능력, 타구 추격, 송구 모두 좋은 편이다. 중견수로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외야진은 (나)성범이의 수비 소화력에 따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개막 초반에는 주로 지명타자로 내보낼 생각이다. 김성욱, 권희동, 김준완 등 다른 외야수가 남은 자리를 두고 경합한다."
- 마운드는 어떤가. "필승조 구성과 5선발 확보가 화두다. 지난 시즌 개막 로테이션에 나선 3년 차 좌완 김영규, 후반에 선발 기회를 줬던 최성영이 후보다. 야탑고 출신 3년 차 우완 신민혁도 예비 선발로 만들고, 경쟁도 유도한다. 고교 시절에 노히트노런도 한 친구다. 공을 던질 줄 안다."
- 박진우도 선발 경험이 있다. "롱릴리버도 가능한 선수다.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일단 불펜으로 생각하고 있다."
- 셋업맨이 풍부하다. "마무리투수는 지난 시즌처럼 원종현을 내세울 생각이다. 전 클로저 임창민도 좋은 컨디션을 보인다. 장현식, 김건태, 배재환, 강윤구, 임정호 가운데서 필승조 조합을 구성할 생각이다."
- 지난 1월에 재계약하며 2년을 더 보장받았다. "구단에 감사하다. 2020시즌이 계약 마지막이고, 성적을 반드시 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면 쫓기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 2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 부임 첫 시즌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도 5강을 자신했다. 차기 시즌 목표는. "몇 승을 거두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외부와의 경쟁이 아닌 내부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정한 목표가 계획대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한 발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시즌보다 발전한 팀이 된다면 성공한 것이다."
- 우승 적기로 보는 시선이 있다. "낚싯대가 많다고 고기를 잘 잡을 수 있나. 물때도 맞고, 밑밥도 적합해야 한다. 지난 시즌 5강 경쟁을 할 때도 순위를 의식하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욕심내지 않고 멀리 바라보다 보면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물론 때가 왔을 때 놓칠 생각은 없다. NC는 NC의 길을 가도록 하겠다."